진희가 죽음과도 같은 기나긴 낮잠을 자고 깨어난 순간이었다.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을때 모든 것을 덮어두고 오랫동안 잠을 청하는것이 그녀의 버릇이었던 것이다. 저녁이라고 하기에는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빛이 낯설었다. 보라색과 하늘색을 비틀어 꼬아놓은 빛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느껴지는 이상한 예감에 잠의 여운에서 소스라치며 빠져나왔다. 편안하고 익숙했던 작은 방의 공기가 거꾸로 흘러가는 느낌에 두피가 저릿해지고 머리털이 쭈볏 서는 듯 했다. 도로에서 그르릉거리며 들려오던 오토바이의 소리도,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음도 없는 방안은 숨이 막힐 것 같이 고요하기만 했다. 진희는 몸서리를 치며 무작정 팔에 옷가지를 꿰어입고 노트북과 책을 챙겨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그리고는 신발을 억지로 구겨신은 후 신발장에 멀뚱히 서 누군가에게 전화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자신을 잘 아는 누군가와 몇마디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끝내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다.
진희는 무언가에 떠밀리듯 집을 나서 거리를 걸었다. 해는 이미 떨어졌고 겨울의 공기는 일사분란하고 차갑게 휘말려 촘촘한 칼날같이 볼을 스쳤다.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발걸음을 빨리 해 근처에 있는 바로 뛰어들어갔다. 잠이 오지 않거나 상념이 떠오를때 자주 찾는 이 단골 바는 책을 읽으며 술을 마실 수 있는 컨셉의 바였는데, 마실 것들이 조금은 비싸게 책정되어 있었지만 조용한 분위기와 마음에 드는 플레이리스트 때문에 항상 찾게 되는 곳이었다. 이곳은 주로 예술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이나 독서광, 또는 작업을 하러 오는 직업 예술인들로 붐볐다.
바텐더는 혼이 빠져있는 것 같이 보이는 진희의 얼굴을 갸우뚱히 쳐다보며 웃었다. "안녕하세요?" 따뜻한 공기와 친숙한 냄새에 예민하게 곤두서 있던 그녀의 신경이 조금 다듬어지는 것 같았다. 오래된 목재와 빈티지한 금속 장식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바 안은 약간 어두웠지만 사람들이 책에 집중하거나 작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자리마다 적당히 밝은 스탠드를 비치 해 두었는데, 그것이 이 곳의 분위기를 더욱 운치있게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진희는 김이 빠지는 압력밥솥같은 소리를 내며 인사를 하고서 눈으로 앉을 자리를 고르려 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항상 단골로 가득 차 있는 이곳은 오늘같은 휴일에는 대부분의 경우 만석이었다. 하지만 운좋게도 바 가운데에 자리가 하나 있는것을 발견하고는 잽싸게 테이블에 노트북을 내려놓았다. 오른 쪽에는 차분해 보이는 20대의 여자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얇은 책을 읽고 있었고, 왼쪽에는 흰 털이 듬성듬성 난 수염을 기른 중년의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는 책도 노트북도 없이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셔대고 있었다.
"휴..여기 뱅쇼 하나 주세요."
진희는 겉옷을 벗어 의자에 개어놓고 대충 주문을 한 채 노트북을 폈다. 아무 것이나 알코올이 좀 들어가면 기분이 나아지겠지. 바텐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뱅쇼를 데우며 여자에게 속닥 속닥 하며 살뜰히 말을 건냈다. 대충 올려묶은 머리를 하고 매 주 한 두 차례 찾아와 전투적으로 노트북을 두드려대는 이 손님이 어느정도까지 글을 완성했는지 내심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글 잘 쓰고 계세요?" 그 순간 중년 남자의 눈이 번뜩이면서 날카롭게 진희에게로 향했다. 진희는 그 눈빛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약간 망설이더니 뒷머리를 손가락으로 긁적였다. "계속 쓰고는 있는데.. 잘 안되네요. 소설은 정말 어려워요. 인칭에 관해서 좀 더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녀의 말에 중년의 남자가 바에 들어선 후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다. "작가이신가 보죠?" 동굴에서 깊이 울리는 듯한 통이 굵은 목소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려오자 진희는 흠칫 놀라며 어깨를 떨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텐더는 으쓱 하면서 다른 손님들의 빈 물잔을 채워주었다. "아.. 예.. 글을 쓰긴 하지만..대단한 작가는 아니에요." 그 나이대 치고는 차려입은 옷에서 나름의 센스가 엿보이는 남자는 허허..하며 뜨거운 물을 조금 입에 머금다가 삼켰다.
"대단한 작가, 별 것 아닌 작가를 대체 누가 나눌 수 있다는 말입니까. 예술가는 대단하건 대단치 않건 그저 묵묵히 자신의 천명을 다 하는 것이지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진희는 처음에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남자를 약간 귀찮게 생각했다. 조용히 작업을 하며 몸서리가 쳐지는 이상한 기분을 잠재우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랜시간 동안 예술에 자신의 생을 인내심있게 바쳐온 듯한 남자의 말에 돌연 호기심이 일어 남자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흐트러지게 묶어놓은 머플러와 자연스럽게 나이듦을 전시해놓은 듯한 그의 멋진 수염이 그를 예술적으로 보이게 했다. 그러고 보니 남자의 얼굴에 있는 중후한 주름 사이사이에 삶의 고뇌와 존재의 허무에 대한 고찰이 속속들이 배어있는 것 같기도 했다.
"좋은 말씀이네요.. 혹시 글을 쓰시나요?" 진희는 약간 기운을 차린 목소리로 남자에게 물었다.
"예 그렇소. 장르를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주로 시를 씁니다.. 소설도 그렇겠지만 시라는 것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지 않습니까? 살아오면서 느꼈던 거대한 상념들을 섬세하게 조각하고 또 조각해 내어 그처럼 딱 알맞는 단어와 문장으로 사람들을 자기의 세계로 인도하니 말입니다."
"정말 멋진 말씀이네요.. 고전명작들을 읽으면서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 물론 저는, 아직 제 세계는 커녕 주제 자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아마추어이지만요. 그래도 계속해서 글을 쓰다보면 분명 누군가에게는 의미있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겠죠..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진희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조금 부끄럽다는듯이 침울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빠르게 비비 꼬았다. 남자는 그녀를 바라보며 호탕하게 한바탕 웃었다. 조용한 바에 웃음이 메아리쳐 울리고 책에 푹 몰입되어 있는 사람들이 고개를 들어 그들 쪽을 흘깃하고 쳐다보았다.
"허, 참. 오랜만에 마음이 맞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것 같습니다. 주제를 내용에 담아 온전하게 전달하는 것은.. 그래요. 꽤나 고군분투 해야하는 일이죠. 하지만 그쪽은 아직 젊은 작가이고, 열심히 글을 쓰는 것 같으니 크게 무리는 없을거예요. 더한 문제는 따로있지요.. 바로 떠오르는 상념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입니다..! 아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거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소잿거리가 될 수 있다고 떠들지만, 상념과 소잿거리는 다른 것이죠. 식탁에서 저녁을 먹거나 쇼파에 앉아 책을 읽을 때 문득 떠오르는, 유령같은, 아주 희미하지만 우주적인 함축을 담고 있는 그 상념이 시를 쓰려고 책상 앞에 가 앉기만 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항상 곁에 종이쪼가리와 연필을 가지고 다니며 상념이 떠오르기만 하면 잽싸게 낚아채어 스케치를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안에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알맹이라고요. 이해하시겠죠? 그런데..아..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그런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몇마디 단어로 낚아채는 순간 그것은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조악한 단어 나부랭이로 변해버리고 말이요.. 나는 그럴 때마다 진리를 눈앞에 두고 무엇인가에 홀려 제자리를 계속해서 맴도는 부랑자가 된 느낌을 받습니다."
진희는 남자가 하는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 고집있는 늙은 예술가가 내뱉는 모든 문장에 강한 힘이 묻어나오는 것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예술가는 오래된 타자기로 종이에 글자를 찍어내는 듯한 확고함을 가지고 말을 뱉어냈다. 그녀는 책상 앞에 앉아 글의 첫 머리를 잡느라 몇날 몇일을 헤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요 몇일동안 말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목소리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벙어리가 된 기분을 진희도 절절히 느꼈던 것이다. 아마 오늘 느꼈던 불길한 예감과도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진희는 지레짐작했다. 예술가는 감정과 상념을 배출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가슴속에 메아리치는 어떤 울림을 쏟아낼 캔버스가 필요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출하거나 글로, 또는 음악으로 쏟아낸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그냥 어떤 형태일 뿐이고 도구일 뿐이다. 그들이 전하려고 하는 울림은 자신의 작은 가슴속에서만 이리 저리 너울댄다. 이것을 끝내 잡지 못한다면 그들이 느껴야 하는 것은 참담함 그 이상일 것이다. 진리를 눈앞에 두고 무엇인가에 홀려 제자리를 계속해서 맴도는 부랑자라! 이보다 더 알맞은 표현이 있을까? 진희는 마치 세상을 처음 보는 작은 사슴같이 감동한 눈으로 뭉클하기까지 한 감정을 느끼며 예술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할까, 제 아무리 공감을 표해도 이 예술가만큼의 표현은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 진희는 스타카토로 짧게 끊어 말했다.
"네, 정말..맞아요.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아요. "
그리고는 곧 이 위대한 예술가가 자신에게서 관심을 돌리기 전에 재빨리 붙여 말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써놓으신 시를 제가 볼 수 있을까요?"
예술가는 다정하고 인자한 눈빛으로 진희를 섬세하게 관찰하듯이 바라보더니 어깨를 한번 크게 으쓱 해 보였다.
"보여드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제가 지금 바로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하지만 저는 대체로 제가 썼던 시를 기억하고 있는 편입니다. 제가 썼던 시를 여기서 읊어드려도 상관 없다면.."
이 낮선 예술가에게 완전히 집중하고 있어서였을까, 진희는 이 공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희미하게 지워지고 텅 빈 허공에 둘만 남겨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술가의 말이 끝나자 마자 진희는 다급하게 대답했다.
"네, 그럼요, 저야 감사하죠."
그리고선 구겨진 한지처럼 멋스럽게 잔주름이 진 예술가의 입가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바 뒷쪽의 흰 벽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자신의 작품을 되새기는 듯 했다. 잠시간의 침묵 후에 남자의 입술이 열렸다.
"꽃잎이 떨어진다 꽃잎이 떨어진다
나풀거리며 꽃잎이 떨어지는 찰나! 나는
온갖 감정을 느꼈다.
그러다가 꽃잎은 떨어져 바닥에 닿아 잠이 든다.
아..이리 쉽게 떨어져버릴 것을.."
남자가 한 어절 한 어절을 읊을 때마다 진희의 얼굴은 점점 붉게 달아올랐다. 남자가 '떨어져버릴 것을..' 에서 길게 여운을 끌자 그녀의 얼굴은 곧 터질 것 같이 불타올랐다. 머리카락이 쭈볏 서는 수치심에 당장이라도 남자에게서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갑자기 따뜻했던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게 그녀의 몸을 휘몰아치듯이 감쌌고, 주변의 온갖 소음들이 귓속으로 속속이 박혀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남자의 시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서 진희는 인내심있게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남자는 더이상 시를 읊지 않았다. 의문에 가득 차 다음 구절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남자는 조금 거친 투로 말했다. "자! 이게 끝입니다."
아..! 이럴 수가. 남자의 시는 이미 끝났던 것이다. 진희는 얼빠진 얼굴을 하고서는 자기도 모르게 뜨거워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작게 신음했다.
"아..네. 정말, 네. 잘 들었습니다.. 제가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네요..정말 감사합니다."
진희가 입 안쪽의 여린 살점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당혹으로 범벅이 된 말을 아무렇게나 뱉어대자 이 위대한 예술가는 순간 대단한 모욕감을 느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세월이 그에게 가르쳐 준 처세술 덕분에 그는 쉽게 표정을 지우고 천연덕스럽게도 계속해서 진희에게 말을 건낼 수 있었다.
"음..그래요. 젊은 아가씨는 어떤 글을 쓰나요? 제 시를 읊어드렸으니 저도 아가씨가 쓴 글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진희는 아직 붉어진 얼굴을 마저 식히지 못한 채 다시 엄습하는 당혹감에 어쩔 줄을 몰랐다. 바텐더가 진희의 빈 물잔에 차가운 물을 가득 채워주었다. 진희는 아직 모자란 글이라며 예술가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는 것을 한사코 거절했지만, 예술가는 요즘 작가들은 어떤 글을 쓰는지 한번 읽어보고 싶다며 끈질기게 굴었다. 진희는 결국 마지못해 자신의 글이 모여있는 플랫폼을 열어 노트북 채로 예술가에게 넘겨주었다. 그라고는 애써 그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차가운 물을 연신 마셔댔다.
"이건..흠.." 글을 읽는 동안 남자는 두툼하고 거친 손가락으로 멋진 수염을 쓸어내리고 비비고 꼬는 것을 반복했다. "이건... 흠...그렇군..참..하! 글쎄요.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확실해 보이긴 합니다. 그렇지만..뭔가 부족한 것 같군요. 단어의 선택이 참신하지가 않아요. 좀 더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런 것에는 아주 섬세한 관찰력과 재능이 필요한 법이지요. 솔직한 말씀으로는, 저도 아주 잘 썼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사실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와중에 이 글은 조금 괜찮아보입니다. 그렇지만.. 그게 다예요. 이런 주제들은 사람들을 쉽게 현혹시키고 이끌지만, 여기에 별다른 통찰이나 새로운 철학은 없어보이는군요.. 이게 구독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이유일 수 있겠네요. 이 글만 유명세를 좀 탔고 나머지 글은 별로 반응이 없어보이는군! 그리고.."
진희는 손가락으로 비비 꼬아지는 남자의 수염을 조금은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중후하고 깊다고 생각했던 남자의 목소리가 조금 옹졸하게 목구멍을 비집고 겨우 새어 나오는 것 같이 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얼굴색을 파랗게 했다가 붉게 했다가 이내 창백하게 바꾸면서 그녀의 글을 샅샅히 분해하여 이곳 저곳을 꼬집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 이후로도 한참을 더 이야기 했다. 바텐더가 매우 흔들리는 눈빛으로 진희와 남자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진희는 더이상 마실 물이 없자 다 식어버린 뱅쇼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마셔버렸다.
"그렇군요!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기 때문일까, 그 말에 남자는 수치심을 느낀 듯 턱수염을 바르르 떨었다. 그러고서는 주섬주섬 자신의 담배와 라이터, 코트를 챙겨들었다. "그럼..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나는 이만..조금 취한 것 같네요. 비싼 것 치고는 참 형편없는 위스키였어! 이렇게 가격을 비싸게 받으면 안되지. 세상 요지경이로군."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절도있지만 보폭이 큰 걸음으로 빠르게 걸어 나갔다. 문이 열렸다 닫히자 차가운 공기가 바 내부에 천천히 스며들었다. 신선한 공기를 한번 깊이 들이킨 진희는 남자의 자리에 있던 자신의 노트북을 다시 가져왔다. 그 순간 오른편에 앉은 여자가 푸훗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참 슬픈 일이야." 진희는 혼자 작게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