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얼마 없는 한국에 와서 새로운 소셜 서클을 꾸려가며,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참 흥미롭다. 나는 살면서 내가 딱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내가 변했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몇 가지 이론은 떠오른다. 웃음이 많아 빵빵 잘 터지는 것. 뭐든 "어떻게든 잘 풀리겠지", "저 사람도 다 이유가 있겠지",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비일비재하지 않으려는 노력. "다름"이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문화에서 살아온 배경. 아마 다 합쳐져서 나온 모습이겠지만, 또 한 가지 생각나는 게 있다.
나는 “나”라는 첩첩산중을 아직도 열심히 넘는 중이라, 다른 일에 부정적이 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일 지도.
나는 나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고: 지난번에 잘한 나보다 더 잘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나는 나의 가장 지독한 원수고: 시작했다 하면 어떻게든 끝을 봐야 하는 진지충이 벌리는 일도 많다.
나는 나의 가장 빡빡한 매니저이고: 모든 일에 순서와 계획이 있어 실행하는 나도 피곤하다.
나는 나의 가장 큰 비평가이다: 다른 사람들의 실수는 쉽게 납득이 되는데 나 자신의 실수는 도저히 용납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타인에게 비치는 나는 긍정적인 사람일지도.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내 마음이 조금 외로웠을 것 같다.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줬겠지만, 나는 나의 가장 큰 아군이어야 하지 않을까.
비판과 비교 없이 나만의 타이밍을 존중하고.
끈기와 추진력을 유지하되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책임감을 끝까지 지키되 큰 자책은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되 그럼에도 나오는 실수는 너무 오래 곱씹지 말자.
그렇게 진짜로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보자. 앞으로 내가 가질 모든 꿈, 가고자 하는 모든 길들을 응원해 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