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이 제일 어렵습니다
글을 쓰는 게 좋아서 제대로 써보고 싶어서 어렵게 브런치스토리 작가신청을 통과했는데 겨우 몇 편을 발행하고는 한 달을 넘도록 글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좋아하던 블로그 포스팅도 그렇게 소원했던 브런치스토리도 말이다. 나는 지금 밴쿠버에서 약 6개월 간의 생활을 마치고 토론토로 넘어와있다. 물론 모든 순간이 좋기만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정말 많은 추억과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감사하고 잘 안녕하며 떠나왔다. 밴쿠버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에 혼자 살아가며 어학원을 다니고, 잡을 구해보고, 집을 옮겨보며 모든 처음 해보는 경험들에 적응하느라 바빴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애초에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떠나왔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는 변질된 지 오래이고, 토론토로 넘어온 지금은 당장 렌트비를 벌어야 한다는 생각만이 가득 차 여유를 느낄 새가 없었다. 처음엔 한국에서 가져온 돈으로 여유를 누리고 즐겼으나 모았던 돈이 바닥나면서부터는 여유도 목적도 모두 사라진 채 돈과 사람에 대한 예민함만 남아버렸다. 밴쿠버에서부터 마지막 두 달 동안 일한 돈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토론토에 와서는 바로 일을 구해야 했다. 오자마자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일을 구했지만 내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친구와 전체렌트로 살게 된 것도 토론토에 대해서 여전히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것도.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기분이 어떤지 내가 뭘 원하는지 스스로조차 알기가 어려웠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기분이 오락가락했다.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어떤 날에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다가도(물론 여행을 가거나 놀 때 주로 그렇지만) 어떤 날에는 정말 사소한 말 한마디, 사소한 이슈 하나에도 크게 무너지고 좌절하는 사람이었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글을 쓰면 정리도 되고 좋은 감정들을 많이 기록하며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해소되는 것 같아 블로그도 브런치스토리도 시작하게 된 것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과 생각들과 마주할 것만 같았다. 나의 부정적인 생각이 글에 담기고 부정적인 마음이 깊어질 것 같았달까. 보통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물론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주거나 힘을 얻길 바라는 것도 있지만 후에 내가 무언가를 잊고 살아갈 때 나에게 이런 어려움도 있었지만 다 지나갔구나, 이때 내가 정말 행복했구나를 나에게 상기시켜 주기 위함이 조금은 더 컸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걸 미루고만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람이다. 멈춰있지 않고 영어공부도 하고 글도 열심히 쓰고 여행하고 좋은 시간들을 보내길 스스로 너무 바라고 있다. 정말 한없이 기분이 다운되다가도 또 금방 괜찮아지기를 반복하는 요즘 또다시 스스로 잘 이겨내고 토론토에서의 생활을 즐기길 바라며 여전히 정리되지 않아 뒤죽박죽인 이 짧은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