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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엌실험실 Apr 19. 2024

3. Elimination Diet

빡센 3주, 아니 2달 또는 그이상

4년 전 내가 아토피로 힘들어할때 도대체 왜 괜찮다가 아토피가 생겼을까 의문이었다.

보통 아토피로 피부과에 가면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준다.

감기라서 병원에 가면 증상을 줄여주는 약을 주듯이


그런데 감기는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지만 아토피는 그렇지 않다.

원인을 모르고 증상만 줄여주는 약에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몸이 무엇 때문에 반응하는지 알기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당시 내 결혼식을 위해서 잠깐 스테로이드를 쓰고 결혼식이 끝난 뒤부터 연고를 쓰지 않기 시작했다. 피부가 쓰기 전보다 더 안 좋아져서 괴로웠다.


샴푸, 로션, 세탁세제, 옷 소재 등등 다양한걸 바꿔보았지만 크게 달라지는건 없었다. 그렇게 돌고돌아 먹는 것을 바꿔보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인터넷을 뒤져보다가 elimination diet 를 알게됐다.


Elimination Diet

elimination diet를 짧게 설명하자면, 알러지를 유발하는(또는 의심가는) 식품 모두를 2-3주 동안 제한한 뒤, 제한했던 식품을 3-5일에 한가지씩 다시 먹어보며 몸의 반응을 살피는 거다.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4년 전 내가 시도했을때는 유제품을 먹었을때 장이 불편해졌다.

알러지 검사를 하면 간단하지만, elimination diet 를 하기 전 대학병원에서 진행했던 피부반응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유제품을 먹으면 내 피부는 뒤집어졌다.


아래 사진은 2020년도 아토피가 심할때 알러지 유발 식품을 피하며 채식할때의 내 식탁ㅎㅎ

태오가 아토피 진단을 받고나서 나는 그래도 알러지검사를 받았으면 했다. 그치만 의사는 권하지 않았고, 돌 이후에 알러지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니 엄마가 먹는 음식을 조절하고 아기 이유식을 먹일때 잘 관찰하라고만 했다. 바로 답을 얻고 싶어서 물어봤지만 나에게 다시 숙제가 넘어온 느낌이었다.


그렇게 4년뒤 다시 elimination diet를 시작하게 됐다.


앞으로 두달간의 계획


- 첫 3주간 모두 제한하기 (유제품, 밀가루, 달걀, 견과류, 땅콩)

- 그 이후 1주일 마다 한가지씩 먹어보며 나와 태오의 피부, 배변상태 살피기


총 8주, 두달간의 여정이다.

특정 식품들에 반응을 보일 경우, 계속 제한해야 할 음식이 생겨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그전처럼 고기를 제한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이전에 채식을 하며 빈혈이 심했었고, 아기에게 철분이 부족한 경우 성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내가 채식을 하면서 남편이 덩달아 몸무게가 너무 빠져 버려서 이번에는 고기는 포함시키기로 했다. 대신 아기들이 많이 겪는 알러지 유발식품인 땅콩과 견과류를 추가해서 제한해보기로 했다. 여기에 적지 않은 다른 알러지 유발식품도 있지만 (예를 들어, 참깨, 토마토 등) 흔한 경우는 아니어서 다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그렇게 3주의 시간을 보낸 뒤 보통 3-5일 정도 간격으로 한가지 종류의 음식을 다시 먹어보는데, 이전 elimination diet 때 3일은 좀 짧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5일로 정했는데, 주말을 껴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다가 태오에게 알러지 반응이 심하게 올 경우 위험할 수 있어서 주말은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elimination diet는 저번 보다 난이도가 높다.

내 음식을 조절하는 일이 태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더 조심해야하는 것도 있지만,

또 이유식을 시작하게된 태오의 음식을 준비하고 먹이는 일까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알러지유발 식품을 먹을때 태오에게도 이유식으로 함께 먹일 계획이다.


최근 업데이트 된 지침에 따르면 알러지를 유발하는 음식을 아기에게 일찍 먹일수록 알러지 유발 확률이 낮다고 한다. 그래서 3주간은 알러지 유발식품을 제외한 다른 재료로 이유식을 먹이고, 그 후 나와 함께 1주씩 알러지 유발 식품을 이유식에 포함시켜 먹여보기로 했다.


그동안 모유수유만 해왔었는데 이유식도 처음 하는거고 내 식이조절도 해야해서 어깨가 무거웠다.

그치만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힘이 났다.

나랑 태오 화이팅!!


마무리는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 식탁에 앉는 연습 중인 태태오 사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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