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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수 May 03. 2020

필리핀을 만나다 [2017 필리핀]

21살 청년이 겪은 필리핀 1년 생활기

평생 탈 배에 절반정도는 이미 필리핀에서 경험한 듯 하다.

 나에게 필리핀은 매우 익숙한 이름이었다. 부모님은 교회를 다니시고 나 역시 부모님의 영향으로 모태신앙으로 태어났다. 필리핀이 익숙한 이유는 교회 친구들 중에서는 조금 형편이 괜찮은 친구들은 방학 때마다 필리핀으로 유학을 굉장히 많이 갔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들려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마치 필리핀을 다녀온 것처럼 소식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2016년에 아버님이 허리 수술로 병원에 들어가시면서 나는 1년이라는 시간을 아버님을 병간호하면서 보냈다. 그 영향으로 재수를 포기했다. 그리고 아버님이 퇴원하시고 교회와 연결된 학원에 나를 보내려고 하셨다. 프로그램은 3개월 정도 연수를 받고 연말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오는 1년짜리 였다. 아무런 학력도 없는 나는 도피를 한다는 생각에 ‘저 갈게요’라고 말해버렸다. 그리고 1월 1일에 필리핀으로 출발했다.


 워낙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여행지인 보라카이와 세부, 보홀을 가지고 있는 필리핀. 그리고 그 이미지 때문인지 평화로운 곳으로 나는 필리핀을 인식하고 있었다. 마닐라 공항에 도착한 날 엄청난 교통체증을 보고 지프니라는 차 지붕까지 올라가서 이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 아 여기는 휴양지가 아니고 나는 놀러 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내 머리를 때렸다.


 힘들지만 즐거웠던 3개월간의 연수를 마치고 나서는 내가 봉사할 곳이 정해졌다. 장담하는데 여러분은 들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섬이었는데 그 섬의 이름은 ‘시부얀’이라는 섬이었다. 여기서 내 이야기는 시작될 것 같다.


지도에 있는 빨간 점이 내가 봉사를 했던 시부얀이라는 섬이다.

 7101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인 필리핀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멋진 바다와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나라이다. 세계에서 12번째로 많은 약 1억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필리핀은 매우 매우 다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여기서부터는 백과사전이 아닌 내가 알고 있는, 경험했던 필리핀을 얘기해드리겠다. 크게 3등분으로 나누면 된다. 마닐라를 가지고 있는 루손이라는 지역, 세부와 보홀을 가지고 있는 비사야스 지역, 여러분이 생소하실 수 있는 다바오와 카가얀 데 오로를 가지고 있는(현역 대통령인 그 유명한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 출신) 민다나오 지역으로 나뉜다.


 나의 ‘시부얀’ 섬은 비사야스 지역에 상층부에 위치한 곳인데 이곳을 가려면 마닐라 밑으로 내려가 필리핀 제2의 항구인 바탕가스에서 배를 무려 8시간을 타고 중간에 ‘타블라스’라는 섬에서 다시 중간 정도 되는 배를 타고 5시간을 더 가야지만 나오는 깡시골이다. 총 이동시간이 거의 하루가 걸리는 코스인데, 나중에 알았지만 국내선이 타블라스 섬까지 가는 걸 알았는데 비행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 같다.

 

‘우리’ 섬은 과거에 해전도 경험했던 경험도 있고 2008년 기사를 보면 800명이 타고 있던 여객선이 이 섬 주변에 태풍을 맞고 부서져서 17명이 숨졌다는 기사도 있다. 갑자기 내가 탄 배가 두려워지는 순간이었다. 이 섬에는 엄청난 크기(맨 윗 사진)의 산이 있는데, 내가 주민들한테 들은 말로는 트레킹을 도전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돌아오지 않은 사람이 수없이 많다고 들었다. 산의 이름은 ‘기팅기팅’이라 불리고 이 지역 사투리로 ‘삐뚤삐둘’하다 라고 한다.


 무려 2058미터를 자랑하는 이 섬은 위키백과에 찾아본 결과 갈라파고스와 비견된다고 한다. 산을 중심으로 고유종들이 많고 삼림의 밀도가 필리핀 전체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데 지금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서 산을 등정하려면 퍼밋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이 섬이 이렇게까지 다양한 생물들과 고유종으로 둘러 쌓여 있는 이유는 문명과 동떨어져 있어서 라고 한다.


 내 필리핀 생활의 절반을 이곳에서 순수한 아이들과 뛰놀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 중 하나를 말하라고 하면 이때를 얘기해준다. 매일 전기가 끊기고 뜨거운 물은 존재하지 않으며 자연과 함께 생활했던 나의 2017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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