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은 킹찰스 스파니엘종으로 2살을 넘긴 아이였다. M은 집에 둔 채 동물병원에 M의 약을 가지러 온 보호자는 집에 있는 다른 가족에게 전화를 해 물었다.
"M 아직도 울고 있어?"
그리고 수의사에게 M의 보호자가 이런 M의 증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특히 특정 보호자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이렇게 놓고 나오면 서럽게 오랜 시간을 운다는 것이었다.
수의사는 분리불안이라고 하며 조심스럽게 무시를 해서 떼어놓는 연습을 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내 위치가 더 말을 얹는 것은 못하게 했지만 나는 이마를 짚을 수밖에 없었다.
분리불안이라는 것은 잘 맞췄지만,
M의 경우는 무시를 하는 것이 소용이 없거나 더 악화시킬 것이 뻔했고, 동물병원 차트에 명백한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던 것 같은데, 분리불안은 애착과 관련된 불안장애의 한 종류이며 일반적으로 어린아이의 경우 애착이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나 사람이나 말이다.
그래서 들락날락거리기, 무시하기 같은 방식이 효과가 있어 보이기 쉽다. 결과적으로 분리불안 증세가 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행동들이 애착안정에 도움을 줬을 리는 없다. 정확히는 경미한 불안정 애착에서 '시간이 지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저런 방해까지 이겨내고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자연스럽게 분리불안 증상이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그리고 실제로 어린 강아지들은 이런 활동들이 안정애착을 형성하는데 방해가 되어 더 오랫동안 분리불안을 겪거나 유치원에 평생 다녀야 되게 되어버리기도 한다.
정도가 심한 불안정애착에서 오는 진짜 명백한 분리불안에서는 저런 방식이 애착이 안정되는 데에 오히려 방해로 작용하기 쉽다. 그렇다면 더욱더 증상이 심해진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훈련을 고집해서 행동을 소거하는 것은 애착문제는 전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온다.
M은 얼마 전 아주 큰 수술을 받았다. 입원도 오래 했고 정말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M이 퇴원 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강아지유치원 직원이 M을 데리고 걷는 것을 봤다. 아, 녀석 유치원 갈 정도로 회복했구나? 생각을 했었다.
큰 수술, 장기간의 입원, 유치원 등원.
전후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도 이런 일들을 겪는 것은 꽤 정신적으로 힘들만하다. 그런데 강아지는 전혀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을 듣지도 못하고 온전히 상황에 직면하는 대로 버텨내야 한다. 그러니 강아지 M의 분리불안 증세가 심해진 것은 어쩌면 뻔한 일이다.
또한 보통 강아지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는 쉬운 방식은 7이나 8을 곱하게 된다. 2살짜리 강아지는 중고등학생정도의 틴에이저로 보는 게 맞겠다. 이 나이에 큰 수술로 입원 후 분리불안증세가 심해져서 주변에 조언을 구할 정도라면 명백히 애착 형성 단계의 어린아이의 자연스럽게 사라질 가능성이 큰 분리불안과는 차이가 있다.
그럼 뭘 해줘야 할까?
분리불안증세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것은 안정적인 공간환경조성이다.
되도록이면 작은 방 안에 켄넬이나 지붕 있는 하우스를 둬서 안정적으로 강아지가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자.
(물론 분리불안이 있는 아이는 거기 안 들어가려 할 것이지만...)
그다음은 일상을 살아가도록 강아지에게도 보호자 외의 집에서 보내는 일상을 만들어주자. 단 보호자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보호자가 든든하게 곁에 있을 것이고 언제고 우리 가족의 따스한 보금자리에서 쉴 수 있다는 배경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분리불안 감소를 기대하며 보낸 유치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와 보내는 시간이 더욱 부족해지고 자꾸 보금자리 외의 다른 곳에 보내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걱정과 불안이 커져서 집에 있는 동안 더욱 주보호자에게 집착하게 되어버린다.)
애착이 충분히 안정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보호자가 집에서 다른 일을 하는 동안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된다면
보호자가 집으로 돌아올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기다릴 수 있다면
자신의 방석, 켄넬, 하우스에서 마음 놓고 쉴 수 있다면
안정감이 분리불안을 없애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