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세상으로
처음으로 손주들이 다니는 국제학교에 가볼 기회가 생겼다. 오늘은 일 년 중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 바로 할로윈 파티가 열리는 날이다. 학교 정문에 다가서자 멀리서부터 들뜬 기운이 느껴졌다. 강당 안은 이미 동화 속 세상이 펼쳐져 작은 마녀, 귀여운 해적, 공룡 등 각양각색의 유령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 속에는 유령 분장을 한 우리 손주들도 보였다. 손자는 포켓몬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분장도 손주가 좋아하는 보라색 포켓몬으로 변신을 했다. 손녀는 검정 투피스에 머리 장식을 한 귀여운 꼬마 마녀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예쁘던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화려한 유령 분장을 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활짝 웃으며 파티를 즐기고 있는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 속에 나의 손주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손자가 사탕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가 우리를 보자 손을 흔들어 주고는 선생님에게 다가가 뭔 이야기를 했는지 선생님도 우리가 있는 곳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세상에 우리를 한국에서 온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소개를 한 것이다. 그 순간 손주가 너무 대견하고 뿌듯했다. 아직 어린 아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손주의 배려심과 용기 있는 행동에 놀랐다.
학교 운동장은 그야말로 꿈의 놀이터 같았다. 손주는 친구들과 뛰어놀면서 놀이 부스마다 신나게 참여하며 할로윈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사진도 찍고 손주들이 신나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마음에 꾹꾹 눌러 담았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어린 아기였는데 이제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손주들과 그 성장의 한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날 밤 손주들이 받아온 사탕은 너무나 달콤했다. 긴 여운을 남기는 영화처럼 오늘 손주들의 모습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의 한 장면으로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