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피어나는 작은 기적

브런치에서의 인연

by 장서은


브런치를 시작한 지 열여덟 번째 아침,

조용히 창을 열어보듯 페이지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1,088개의 발자국을 만났다.

숫자로는 단순한 기록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이 스며 있다.
잠시 머물러 준 눈길
조용히 눌러주고 간 ‘라이킷’ 하나까지도
나에게는 오래도록 남는 온기였다.


처음에는 그저 글을 쓰고

싶어서 시작했을 뿐인데,

이제는 누군가 읽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아침마다 페이지를 열 때마다
조금은 설레고, 조금은 떨리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가
나에게는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그날 내 글을 읽어준 분들의 이름을 따라
한 분 한 분의 브런치를 찾아가는 일.
그곳에 담긴 또 다른 이야기들을 읽고
작은 ‘라이킷’ 하나, 짧은 댓글 하나로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는 일은

단순한 답례가 아니라 서로의 시간을

이어주는 조용한 대화처럼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스쳐 지나가듯 따뜻한 인연을 맺어간다.


글을 쓴다는 건
혼자 앉아 있는 시간 같지만
이곳에서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나는 또 누군가의 글을 읽는다.
그렇게 서로의 하루에
작은 흔적을 남기며 이어진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페이지를 연다.
그리고 다시 한번
보이지 않는 인연들에게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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