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선물 꼭! 해야 하나요?"
쌍둥이들이 어린이집에 등원한 지 삼 개월 후 어린이집에서 특별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공지 사항을 보게 되었다.
“핑핑 어린이집에서 다음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옐로 데이를 할 예정입니다. 행사의 드레스 코드는 옐로입니다.”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했던 칠 년 동안 이런 파티를 계획하고 진행해 본 경험이 없던 나는‘옐로 데이’가 신기했다. 그래서 원장 선생님께 옐로 데이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다.
“원장님, 옐로 데이가 뭐예요?”
“어린이집 전체를 노란색 파티용품으로 꾸미고 사진 찍고 다양한 놀이도 하는 행사예요.”
“저는 옐로 데이 행사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 신기해서 여쭤봤어요.”
처음 맞이하게 된 옐로 데이로 쌍둥이들보다 더 들떠있던 나는 어린이집 친구들을 위해 노란색 공룡 안경, 가방처럼 끈을 달아서 꾸민 과자로 선물을 준비했다.
행사 당일 하원 시간, 담임 선생님께서는 친구들 선물 감사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가셨다.
“어머니, 보영이가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친구들이 고맙다고 인사도 했어요. 친구들이 많이 좋아했어요.”
선생님과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 보영이는 나의 손을 잡고 흔들며 말했다.
“엄마! 엄마! 친구들이 나한테 고맙다고 했어.”
즐거워하며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보영이를 보니 너무 사랑스러웠다.
“보영아, 친구들 간식 나눠주는 게 좋아?”
“ 응! 좋아. 내일도 간식 가져갈래.”
보영이는 그 이후 며칠 동안 어린이집에 등원하기 전에 젤리, 사탕 등의 간식을 한 움큼 챙겨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오월의 어느 날 절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민지야, 이제 곧 재후 생일인데 어린이집에서 생일 파티 음식을 정해줬거든. 그런데 생일 파티 음식만 보내기가 마음이 조금 그래서 반 친구들 간식도 보내려고 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이제는 학부모가 된 친구들이 어린이집 교사 경력이 있는 나에게 어린이집 생활에 관련된 조언을 듣기 위해 이러한 질문을 종종 했었다.
“간식 보내면 좋을 거 같은데... 반 친구들도 좋아할 거 같고 재후도 친구들에게 간식 나누어 주면서 좋아할 거 같아.”
친구와의 통화가 끝나고 문득 육 년 전 그때가 떠올랐다.
네 살 반 담임을 맡고 있었던 일 학기 학부모 상담 날이었다. 민호 어머니께서는 상담이 끝나갈 즈음 조금은 당황스러운 질문을 하셨다.
“선생님, 친구들 간식 선물 꼭 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을 처음 받아본 나는 어머니의 마음이 궁금했다.
“꼭!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런데 어머니 왜 이런 질문을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학부모님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답변했다.
“며칠 동안 민호가 친구들한테 간식 선물 주고 싶다고 포장해서 달라고 투정 부리며 이야기하더라고요.”
어머니의 말을 듣고 크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간식 선물은 의무가 아니라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상담을 마쳤다.
삼일 후 민호가 신나고 밝은 미소를 보이며 등원했다.
교실 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던 나는‘좋은 일 있나?’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민호가 교실에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민호가 교실에 들어오고 ‘민호야, 무슨 일 있어?’라고 질문을 하려던 찰나 민호는 내 얼굴 앞에 종이 가방 하나를 보여주었다.
‘웬 종이가방이지?’라는 의문으로 종이가방을 열어보니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줄 간식이 개별 포장되어 있었다.
‘분명 민호 어머니께 간식 선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왜 보내셨지?’
오전 간식을 먹은 후 민호는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간식을 나눠주었고 여섯 명의 반 친구들은 민호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민호야, 간식 고마워.”
민호는 조금 쑥스러워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보이며 즐거워했다.
교사 시절 나는 민호 어머니에게 간식 선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볍게 이야기했다. 학부모가 된 지금의 나는 친구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행복함과 뿌듯함을 느끼는 아이를 위해 스스로 쌍둥이 친구들의 간식을 챙기고 절친한 친구에게도 간식을 챙기라며 조언을 해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이 나 자신을 놀라게 했다.
‘교사였을 때와 학부모였을 때의 생각이 이렇게나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