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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cent Feb 03. 2022

스타트업 창업은 태어나서 처음.

그저 살아남는 것

나는 법인을 어떻게 세우는지도 모르는, 누구나처럼 아주 평범한 30대의 청년이었다. 그저 기업은 대단한 사람들이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뛰어난 사람들과 세우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나도 나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생각하는 점이 있는데, 

그냥 일단 해보는 것이었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컴퓨터만 켜면 없는 정보가 없고, 배우고자 하면 돈을 들이지 않고도 구글링과 유튜브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시대가 지금이다. 바로 자기 자신의 의지와 노력과 시간이 배합되면 그 어떤 것이든 만들고, 그걸로 수익도 낼 수 있는 시대다. 나는 이런 생각으로 모든 것을 그냥 먼저 해본다. 실패하면 또 거기서 배우는 거고. 되면 좋고. 전혀 나쁠 게 없지 않은가. 

생각이 길어지면 용기가 사라진다.


 무작정 검색창에 '법인 설립'을 쳤다. 그리곤 무료 법인 설립 상담이라는 주소로 들어갔다. 나름 꼼꼼히 알아보고 나서 정말 법인 설립에 필요한 것들을 대부분 무료로 해줬다. 다만 연결해주는 법무사와 세무사랑 계약을 해야 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차피 내가 회사를 세우고 꾸려나가는 데에 필요한 부분이었다. 사업자등록을 하려면 사무실 주소가 필요했다. 아직 수중에 가진 게 없어서 일단 급한 대로 비상주 사무실을 계약하고 그 주소로 사업자를 냈다. 사업자에는 크게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가 있었다. 처음부터 법인으로 설립한 이유는, 나는 스타트업을 하기로 명확히 마음을 결정했고, 주식회사로 설립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조금 구절구절 쓴 이유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사실 이때까지는 우리나라 대학교에서 가르쳐주는 학문은 전문 분야가 아닌 이상, 또는 박사까지 하지 않는 이상은 사회에 나와서 크게 도움이 되는 학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먼저 나부터가 그랬다.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금융공학에 관심이 있었고, 그 분야를 열심히 공부해서 채권평가사에 취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학부 때 배운 세무, 회계 등등의 용어와 직접 처리까지 실제로 하게 되고 보니 '아예 헛으로 배운 학문은 아니구나' 라고 느꼈다. 


 나는 채권평가사를 다니며 처음 VBA라는 것을 접했다. 엑셀에 있는 기능인데, 엑셀을 코드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모든 작업을 클릭 한 번이나 손도 대지 않고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직접 Swap 상품의 Pricing과 실제 사내 sql DB에 적재 및 타 금융사로의 송출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직접 구현했다. 그때 따로 사수가 없었는데, 시장에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등장했고, 이를 평가하기 위해 혼자서 고군분투끝에 약 8개월이 걸려 해당 시스템을 완성했었다. 여담이지만, 2016년에 만들어진 이 시스템이 아직도 쓰이고 있고, 가끔 인사하러 찾아가면 아예 모르는 직원들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뿌듯했다.


 여기서 나는 코딩이라는 것에 매료되었다. 전혀 전공도 아니었고 컴퓨터 공학이 뭔지도 몰랐다. 그냥 나와 컴퓨터가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창 관심이 늘었고, '아 제대로 하나 공부해보자' 하고 서점을 가서 어떤걸 공부해볼까 하던 찰나에 모바일 앱 프로그래밍 분야가 눈에 딱 꽂혔다. '나도 앱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책을 집어들었고 그렇게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이때는 자료들이 많이 없었고, 대부분 해외 자료들이라 배우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약 20여가지 앱을 개발했고, 실제 배포는 4~5가지 했었다. 구글의 애드몹을 앱에 달았고, 하루하루 수익이 조금씩 나는 것을 보며 너무 신기해했다. 그렇게 약 2개월여만에 100달러를 달성했고 통장에 달러가 찍혔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너무 재밌다 이걸로 사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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