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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cent Mar 05. 2022

계란이 부수고 싶은 바위

내가 해결하고 싶은

 나는 정신건강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정확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업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생소한 분야일 것이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IT기술과 의료를 접목한 분야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금융업에서 약 7년간 일했던 내가, 왜 이 분야로 창업했을까.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그렇게 된 지 약 13년째다. 정확히 말하면 딱 한 해만 2위였고, 계속 1위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다. 물론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저 순위를 끌어내리고 싶었다. 왜 우리나라의 정책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 전부 사후적인 해결책에 급급한 정책들 뿐이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인에 대한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관심을 갖고 시작하려는 찰나, 감사하게도 모자란 나를 믿고 따라와 준 두 개발자분이 합류하면서 세 명이서 야심 차게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심지어 CTO로 합류한 분은 초등학생 딸 둘을 둔 가장이셨고, 다른 한 분은 개발을 국비지원에서 갓 배운 중고 신입이었다. 나는 너무 흥분되었다. 그렇게 2021년 1월 1일, 회사를 설립했고, 셋이 모이게 된 시점은 국비지원과정이 종료한 21년 3월이었다.


 우리는 처음에 앱 개발을 해본 사람은 나뿐이었다. CTO님은 경력 14년의 JAVA 개발자셨고, 특급 개발자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해오셨지만, 처음 접한 분야였다. 하지만 나는 믿었다. 그분은 같이 일했던 다른 분들과는 결이 달랐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굉장히 재미있어하셨고, 나이 차이가 10살 이상 나지만, 오히려 나보다 더 젊은 생각을 갖고 계셨다. 또한 당장의 돈보다 자신의 행복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분이셨다. 


 나조차도 협업은 처음이었기에, "그럼 우리 앱 출시의 전 과정을 한 바퀴 돌려보는 프로젝트를 해볼까요?" 하고 제안했다. 당연히 흔쾌히 통과되었고, 우리는 굉장히 많은 마인드맵 과정을 통해 여러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 위치 기반 서비스.

- 조금은 폐쇄적인 개념.

- 소셜 네트워크.


두 번째와 세 번째 개념은 상반되는 개념이었으나, 이를 녹여낸 테스트 제품은 'Time Trace'라는 앱으로 탄생했다.

사용자의 위치에서 사진을 찍고, 간단한 메모 후 저장하게 되면, 그 주변에 가야만 저장된 사진을 볼 수 있는 서비스였다. 같은 장소라도 그 시점, 그때의 날씨 등등에 의해 다른 사진이 공유될 수 있었고, 처음 가는 여행자들이 보면서 또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개념을 넣은 앱이었다.


백엔드 쪽은 AWS로 100% 구성했고, 클라이언트는 Flutter로 개발했다. 그래서 Android, IOS 둘 다 출시했다. 마케팅은 전혀 하지 않았었고, 아직도 별로 다운로드는 없다. 사실 나는 약 1년여간 앱 개발을 했었고, 출시 경험도 꽤 되었다. 그래서 마케팅이 제일 어렵고, 유지보수가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테스트 프로젝트였고, 계속 성공할 것만 같다던 다른 두 분의 환상을 깨고 싶은 욕구도 조금 있었다. (나쁜 대표)


 우리는 당장 살아야 하는 스타트업이었지만, 굉장히 조급한 마음도 있었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다만, 내가 겪었었고, 지금 하고 있는 이 경험을 두 분이 느끼길 바랐다. 그거면 되었다. 두 분이 생각하던 서비스의 저조한 반응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다시 다른 걸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두 분이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그리고 나 혼자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다. 어떤 서비스가 반응이 더 좋을지를 두고 또 재밌는 경쟁을 시작했다. 

경쟁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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