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야 한다."라는 말이 싫어졌다. 어떻게라는 방법은 빠지고 조언이랍시고 하는 말. 그 조언자는 과연 열심히 살아서 지금 어떠한가?
방법이 있지 않은 삶은 그냥 일상이다. 매일 무엇을 할지 궁리하고 생각하며 실천해야 한다. 그 일상 속에서 나는 치열하게 사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중이다. 일상이 나쁜 건 아니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하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어린아이 생활계획표처럼 뒤틀어지지 않은 일정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SNS의 세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쉼을 이야기한다.
한 때는 짜인 계획표대로 하루를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7시에 아이와 아침을 먹고 9시에 아이 등원을 위해 집을 나서고. 육아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왜냐하면 그다음 계획에 많은 부분 지장을 준다. 등원이 늦어지면 그다음 운동을 못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또 하나의 핑계를 대며 운동을 안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자괴감에 빠졌다. 진짜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방법을 바꾸었다. 그냥 하루에 해야 할 시간을 정했다. 독서 30분, 운동 30분, 글쓰기 30분 등등. 오히려 시간을 정하니 조금 더 계획대로 살 수 있는 삶이 된 느낌이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을 실천하는 기분이었다. 열심히, 열심히, 하루하루를 버텨내었다.
아무도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나에게 맞춰 알려주지 않는다. 알려 줄 수가 없다. 사람마다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아무리 이렇게 살아라 하며 알려주어도 시대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 가치관의 차이가 주는 삶의 방향성은 정말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의 말을 안 듣는 딸로 컸다. 하지 말라는 것도 한다. 하라는 것은 안 한다. 그렇게 나는 내 삶의 방식을 찾아간다. 내 삶이기에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내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당신은 오늘 열심히 살 자신이 있는가? 나는 없다. 그냥 그 무게감에서 내려와 그냥 살아가고 있다. 버텨내고 있다. 해내고 있다. 그렇게 나는 오늘 하루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며 속으로 생각할 것이다.
: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