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하는 연습

쉰다는 말 대신 진짜 쉬어보기

by Dean

요즘 사람들은 쉬는 법을 잃어버린 것 같다.

나도 그렇다.


그래도 그동안 읽어온 책들이 있다 보니

어떻게 쉬는 게 좋은지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결국 핸드폰을 집어 들어 유튜브를 켜고, SNS를 구경한다.


눈은 화면을 따라가고, 손가락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머리는 조금도 쉬지 못하고 있다.

분명 누워서 노는 건데, 분명 쉬고 있는 건데,

우리는 진짜로 쉬지 못한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굉장한 낭비처럼 느꼈다.

앉아서 멍하니 있는 시간, 창 밖을 바라보는 시간,

누워서 가만히 생각하다 잠드는 시간.


"이럴 시간에 뭔가를 해야 하는데"

"책을 읽든, 공부를 하든, 뭔가를 해야 하는데"


계속 뭔가 '해야 하는 일'에 생각이 기울어져 있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이래도 되는 걸까'하는 생각의 끝에

'지금도 누군가는 나보다 앞서 가고 있을 텐데'와 같은 생각에 도달한다.


하지만 나도 책, 유튜브 등과 같은 여러 경로를 통해

뇌가 완전히 쉬는 법에 대해서 꾸준히 공부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은 '빨래 개기', '청소하기'와 같은 간단한 육체노동이다.

아무 생각 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행위들이 뇌를 쉬게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명상'이다.

명상의 장점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이런 방법론 적인 것들은 이미 세상에 널려있다.


그러다 진정한 '쉼'이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여기저기서 '이렇게 해'라고 하는 걸 따라 한다고 해서 그게 '쉼'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

나 스스로 찾아낸 결론은 '쉼'이라는 건 결국 가만히 있는 상태가 아니라,

잠깐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 시간에는 나를 평가하지 않고, 생산성을 따지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는 시간이다.


이렇게 말하면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막상 실천해 보려면 꽤나 어렵다.


그래서 나의 선택은 '차'였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물을 올린다.

찻잎을 넣고, 물을 붓고, 차가 우려 지는 시간을 가만히 음미한다.

이 단순한 육체노동이 뇌를 쉬게 해 준다.

이 순간엔 핸드폰도 보지 않고, 오늘 있었던 일도 떠올리지 않고, 내일 할 일도 떠올리지 않는다.


평범함과 평온함에 감사한 오늘에 머무른다.

그렇게 찻잔에 차를 따르고 한 모금 조심스럽게 마셔본다.


차를 마시다 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쫓기듯이 흘러가는 하루에 나만의 Pause가 들어가는 시간이다.


쉬지 않고 달리기만 하면 결국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된다.

잠깐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내가 지금 어느 길 위에 서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나에게 '허락'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Permisson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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