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리몽땅 어른이의 동시 7
놀이동산에 가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에
남편은 벌건 눈으로
새벽같이 일어나 운전했다
하나에 한 시간 줄을 서고
안아달라는 아이의 투정을 받아주고
화가 나도 참고 힘들어도 버텼다
놀이동산에서 우리는
더없이 행복했고
남편은 분 단위로 수척해졌다
화장실을 가는데
첫째가 말했다
엄마 나 있잖아 할 말이 있어
어, 그게
아빠랑 오늘 더 친해진 것 같아
아이는 씩 웃고
남편은 코를 쓱 매만진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를 위한 날
그리고
일 년 동안 이렇게나 잘 키웠다고
엄마와 아빠에게
아이의 함빡 미소를 선물로 주는 날
어쩌면 아이보다 부모가 더 기쁜 날
남편은 그날 밤 간만에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