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아침형 인간/김경화

by 초아김경화
아침형 인간.jpg


유행가처럼

강요받던 한때


내 꽃은

달빛에 피고있지





아침형 인간/ 김경화






아침형 인간이라는 유행


몇 년 전부터였을까.

아침 5시 기상, 미라클 모닝, 새벽 루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며

아침형 인간 되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책도 나오고, 유튜브 영상도 쏟아지고,

SNS에는 새벽 인증샷들이 넘쳐났다.



나도 해봤다.

억지로 눈 비비며 일어나 물 마시고,

스트레칭하고, 책 읽고.

하지만 몸은 정직했다. 오전 내내 멍했고,

오후 되면 녹초가 됐다.



밤 11시만 되면 머리가 말갛게 깨어나는

내 리듬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담장 너머 나팔꽃을 보다 문득 깨달았다.

나팔꽃은 아침에 피라고 강요받지 않았다.


그냥 피었다.

자기 시간에.

어떤 꽃은 아침에,

어떤 꽃은 저녁에,

어떤 꽃은 한밤중에.

저 분홍빛 나팔꽃처럼,

나도 내 시간에 피어도 괜찮다. 달빛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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