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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섬 May 18. 2022

송동자하산 送童子下山

오늘 눈에 띈 한시 소개합니다. 

하산하는 동자를 전송하며


불문이 적막해서일까 너는 집을 그리워하여
절간을 하직하고 구화산을 내려가네
너는 대 난간서 죽마 타길 좋아하고
절집에서 공양하는 일은 게을렀지
물 긷는 계곡에서 달 보는 일도 더는 없고
차 우리는 사발 속 꽃놀이도 이젠 그만이구나
자꾸 눈물 흘리지 말고 부디 잘 가거라
늙은 나야 안개와 노을을 짝하리니


空門寂寞汝思家
禮別雲房下九華
愛向竹欄騎竹馬
懶於金地聚金沙
添甁澗底休招月
烹茗?中罷弄花
好去不須頻下淚
老僧相伴有烟霞


평소 한시 하나도 모르는 문외한인 내가 <다도>라는 잡지를 보다가 우연히 만난 시. 

몇 번을 두고 읽었다. 다른 번역 버전도 찾아보면서... 

왜 이렇게 마음이 아련한지. 이 시 한 수는 그냥 보내서는 안 되겠구나 싶어 이렇게 담아본다. 

*** 

'사발 속 꽃놀이'에 대한 해설을 담아왔다. 
여섯 번째 구절의 ‘꽃을 희롱한다[弄花]’는 말도 간단한 말이 아니다. 차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지금 우리가 차를 마시는 방법은 보통 찻잎을 다관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는 방식이다. 이것을 흔히 포다법(泡茶法)이라 한다. 그런데 당나라 법문사(法門寺) 등에서 나온 다구 중에 차를 가는 맷돌이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당나라 시대에는 찻잎을 쪄서 떡처럼 만든 차 덩이를 구워 다연(茶硏)이라고 하는 작은 맷돌로 갈아 이걸 뜨거운 물에 타서 거품을 내어 먹는 방식을 취하였다. 오늘날 일본에서 흔히 마시는 말차(抹茶)와 같은 방식이다. 


쉽게 요즘 말로 해석하면 이 정도가 되겠다. 

차를 달일 때 꽃처럼 피어나는 다양한 거품을 바라보며 즐기고 또 그 거품을 찻사발에 담곤 하던 일도 이젠 없겠구나



 이 시의 저자 김교각은 김지장(金地藏)으로 더 잘 알려졌는데, 신라 왕족으로서 중국으로 건너가 구화산(九華山)에서 수행을 하고 교화를 펴 사람들에게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추앙받은 인물이다. 지장이 원래 법명이었다. 이 시에 나오는 '동자'도 지장을 모시며 차를 끓이고 하다가 고향 생각이 간절하였던 모양이다. 동자가 막상 스님 곁을 떠나자니 눈물을 흘리며 발길을 떼지 못한다. 정이 많은 아이다. 스님 역시 자상하고 온화한 인품, 깊은 정과 심미적 교양이 문자 속에 가득하다.

- 한국고전번역원 사이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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