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편견으로 뽑은 넷플 음식 프로그램
여행지로 아답타를 가지고 오지 않은 바보짓을 저지르고, 13프로 남은 전원으로 불안하게 쓰는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음식 다큐멘터리 , 프로그램 리스트 (드라마는 양념)>
(저의 느낌이니... 이점 참고해주세요)
1.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원제는 ‘누가 필한테 먹을 것좀 줘봐요.’ 이런 건데... 여하튼 제목이 이거다. 미국의 필립 라즌솔이라는 드라마 제작자 겸 각본가가 전 세계를 다니며 줄기차게 먹고 다님.
대도시, 오지 할 것 없이 다 다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기 시작해서 호텔방에 먹을 것을 포장해서 오는 먹성을 보임. 이 프로가 좋은 점은 그럭저럭 균형잡힌 시각. 백인. 남성. 그것도 성공한. 이 세 개의 교집합을 가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여 영원하라! 혹은 오지 탐험하면서 와우~! 하면서 경이로운 표정만 꽉꽉 채우면서 은근 미국 만세를 부르짖지도 않음.
일본 음식 기행집 <오로지 일본의 맛>에서 영국인 마이클 부스가 보여준, ‘불편한 감’이 없어 좋다. 편안하게 먹방 감상. 그리고 문화 간접 체험.
2. 셰프의 테이블
이 제목으로 여러 시리즈가 준비되어 있음. 프랑스 편, 바비큐 편.
총 6부가 나왔고, 나는 이 프로가 스토리 텔링이며, 화면이며, 뷰리풀 편집이며 제일 볼 것이 많은 것 같아서 좋다. 노트 갖다 놓고 메모하면서까지 봄.
4부의 크리스티나 토시, 2부의 그랜트 애커츠 편이 너무나 좋았음. 3부는 한국의 정관스님 나오심.
3. 길 위의 셰프들.
한국의 광장시장에 칼국수집 아주머니 나오셔서 많이들 알고 있는 프로그램. 그런데, 다른 나라의 짜임새보다 우리나라 광장시장 편이 정말 많이, 많이 모자란다. 실망.
4. 더 셰프쇼
미국의 아이언맨 시리즈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존 패브로와 한국계 셰프 로이 최의 상콤한 만남!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 주연으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실제 모델인 로이 최와 의기투합하여 만든 요리 프로그램인데 꽤 재밌다. 그들의 입담을 듣는 것도 재밌고(물론 자막)
훌륭한 플레이팅을 해서 먹는다기 보다 지들끼리 만들어서 지들끼리 먹는 재미.
5. 어글리 딜리셔스
또 한 명의 한국계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이 이끄는 음식 프로그램. 그는 일본에서도 음식을 배운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일본편이 참 재미있다.
처음에는 데이비드 장이 부모님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해서 좀 놀리는 듯한, 혹은 계속 비판의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계속 불안했다. (그런데 그 어느 블로그나 글에서도 이 의견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신기했음. 나만 이렇게 생각하나) 로이 최였나? 그와 같이 미역국을 끓여 먹는(이건 아무래도 더 셰프쇼였던 것 같음) 에피소드에서는 정말 저러려면 왜 끓이나 싶었을 정도. 여하튼 이 프로그램 시즌 2에 가면, 데이비드 장의 아기가 태어나는 것도 함께 할 수 있고, 아이들 음식에 대한 그의 관심도 엿보임.
6. 녹풍당의 사계절.
일본 아이돌 배우들의 오글오글거림과 에에~~~~!!!!? 소리, 그리고 사무라이 흉내내는 소리만 참아낼 수 있다면 훌륭한 볼거리를 아주 많이 제공해줌. 실로 아름다운 일본의 다구와 접시, 그릇을 구경하는 재미만 해도 이 프로그램은 다함. 일본스러운 디져트를 감상하는 것으로도 사랑스러운 드라마.
7. 위기의 레스토랑
이거이거 물건인데, 다들 잘 모르는 프로.
말 그대로 세계 각지의 위기에 처한 레스토랑에 레스토랑 경영 전문가, 디자인 전문가, 요리 전문가 세 명이 가서 컨설팅 제대로 해주고, 싹 다 바꿔놓으면서 오픈 파티까지 도와주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중간중간 방송 만들면서 뺑끼(?)야 있겠지만, 정말 너무 재밌다. 꼭 보시길. 특히 디자인 전문가 여성분 매력적임.
8. 소금. 산. 지방. 불.
매우 학구적인 프로그램. 아예 주인공이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저 네 가지 요소들을 공부하러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나도 메모하면서 봤다. 정말 보는 내내 눈과 마음과 머리가 꽉꽉 차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루할 것 같지만, 의외로 재미있으니 꼭 보시길.
9. 타코 연대기
전 세계의 모든 타고 다 나옴. 타코 하나 가지고도 거기에 인생을 담는 프로그램. 반복된 구성과 음식에 조금 지루했으나, 그래도 타코라는 음식이 지닌 의미, 멕시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다큐였다.
10. 지로의 꿈
일본의 스시 장인의 혼을 담은 가게 경영과 대를 잇는 초밥 잡기의 역사를 보여줌. 마음이 불안할 때 이 다큐 보면 조금은 가라앉음. (2023년 12월 현재, 이 글을 쓰고 1년 반이 지난 후 보니... 내가 많이 불안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11. 슈거러쉬 컬렉션
정말 디져트 만드는 데에만 러쉬함. 딴 거 하나도 안 나옴. 그냥 디져트만 만듦. 만드는 사람들의 인간극장 안 나와서 좋았던 프로. 아름다운 디져트에 목 마른 사슴들이 보면 진짜 입 쩍 벌어짐.
12. 파이브 스타 셰프 (2023년 보강)
유명한 셰프 세 명이 5성급 호텔의 디너를 책임질 꿈나무 셰프들을 선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모든 경쟁, 도전 프로그램들이 모두 손에 땀을 쥐지만, 나는 이 프로그램을 점심 먹으며 짬짬이 보면서 여기에 나와서 미친듯이 자기 요리를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꼭 나, 너, 우리들 같았다. 그래서 본다. 요리를 보기도 하지만, 심사와 평가를 받는 이들의 모습을 더욱 유심히 본다.
이외에....
하이 온 더 호그, 이탈리안 키친, 풍미 원산지, 밥정, 천상의 맛 멕시코, 미드나잇 아시아, Hell's Kitchen, 로드 러너, 라자 라소이 왕의 요리, Cooked: 요리를 욕망하다, 아사도의 모든 것, 데이비드 장의 맛있는 하루, 카페 소스페소, 안드레와 올리브 나무, 삼겹살 랩소디, 한우 랩소디, 국물의 나라, 반찬의 나라, 김치의 나라.
다큐 외에는 방랑의 미식가, 카모메 식당, 심야식당, 남극의 셰프, 선술집 바가지, 식극의 소마,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461개의 도시락, 케이터링 크리스마스(맙소사, 이렇게 단순한 플롯으로 나를 끝까지 보게 만들다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