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마을학교' 중 제일 멋쟁이, 에세이 학교 4기를 마쳤습니다.
1.
어제는 #에세이학교 4기, 10주 과정을 모두 마쳤다. 오프라인으로 모여 함께 나누는 시간 5회, 격주로 내가 내드리는 숙제 하고, 지정된 글쓰기 책 읽는 시간 4회.... 마지막 10회차 강의는 온라인에서 마무리였지만, 못다한 이야기가 있어서 아쉬운 고로 모여서 '에세이 학교 외전' 으로...
2.
강의 시작할 때, 10주, 두 달 반 동안 우리는 매주 글을 쓰고 책을 읽을 텐데, 에세이학교를 통해 바뀌고 싶은 것,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동안 우리가 모이는 저녁 7시는 새카맸었는데, 이젠 주변이 훤해졌다. 다들 두꺼운 외투를 입고 모였다가 지금은 얇은 옷으로 바뀌었다. 강의실에 들어서면 안경에 서리가 꼈었는데, 지금은 호옥호옥!대는 숨소리에 땀이 배어 있다.
3.
'글 근육'이 길러졌으면 좋겠다고 했던 분의 10주 뒤.
- 완전 뻠핑까지 아니어도 근육 단련이 시작된 느낌. 두 달 넘게 덤벼들었으니 이제는 두려움이 좀 가신 듯. 굉장히 해방감이 들고,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었다. 무척 재미있었다. 글을 쓰는 동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더 좋았다.
내 글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며 꽁꽁 숨기셨던 분의 10주 뒤.
- 엄청나게 단련이 된 것 같았다. '내 글도 꽤 괜찮네...' 라는 느낌. 한 주 한 주 지나갈수록 글 쓰는데에 점점 손가락이 가벼워지고, 감각이 살아난 것 같다.
중간중간 생각나는 아이디어는 나한테 쓰는 카톡에 보내서 저장한다. 평소에 까먹고 지나가는 것들을 이제는 놓치고 싶지 않다.
글을 쓰는데에 아이디어를 어떻게 개발할지가 숙제, 사회의 있는 현상, 교육, 젠더, 공과 사의 분리 융합 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던 분의 10주 뒤.
- 아이디어 부분은 아직 숙제인 것 같다. 막상 쓸 엄두가 안 나던 소재를 글을 쓰게 된 것이 수확.
4.
나도 10주 동안 파란펜 선생님(글 교정할 때 빨간펜은 너무 앗! 뜨거! 여서 늘 파란펜을 쓴다)을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수강생 분들이써서 낸 원고를 보는 것, 그 어떤 독서보다 이만큼 집중하는 독서는 없다.
특히 놀랍게도 10주 동안 숙제를 단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제 시간(!)에 제출해주신 분이 있어서 내 마음 다해,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책 선물을 드렸다.
5.
모든 과정을 마치고 저녁을 함께 먹었다. 10주 동안 처음이었다. 강의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콘텐츠 센터 근처에는 엄청난 김밥과 쫄면 집이 있다. 정말 엄.청.나.다.
<사고네>
너무 맛있어서 '와, 이거 사고네~ 사고야.' 할 때의 그 <사고네>란다.
강의 끝나고 지나갈 때마다 이 집의 음식은 어떨까 늘 궁금했는데도 들어갈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어제 들렀다.
김밥 위에 숯불돼지고기를 올려서 한입 하악 빠지도록 쫙 벌려 먹은 후 차갑게 말은 쏘맥을 쿨럭쿨럭 집어넣어 먹는 그 기분...
이 기분을 나와 함께 맛 보실 분들은 모두 에세이 학교 #5기 로 출동하시기를!
10주 동안 한 주에 한 편의 다양한 글의 시도를 해보고 함께 나누는 경험을 할 수 있다.
6.
내 인생이 서러운 서른 가지 이유, 지금까지 남에게 들었던 말 중 가장 좋았던 것, 삶이 복잡할 때 숨어 들어가고 싶은 공간을 상상해서 묘사하기 혹은 실제 그런 나만의 공간 있으면 묘사해보기, 세상에서 가장 싫은 사람에게 편지 쓰기, 나를 인터뷰해주세요, 나의 직업 열전, 식당이나 술집 옆자리 대화를 엿듣고 재창조하기, 나의 가족 이야기 등등...
에세이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숙제들이다.
5기 일정이 나오면 다시 공지할 작정이다. 함께 모여 마음을 모아 글 쓰고 싶은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시길. ^^ 글 근육 키우는 것뿐 아니라, 글쓰기 도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의 즐거움이 꽤 클 것임을 감히 장담한다.
4기 커리큘럼 안내
http://tsbook.co.kr/shop/item.php?it_id=1676285338
어제 회식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한 분이 살며시 오셔서 편지를 주고 가셨다. 지금 무슨 말을 뒤에 덧붙여도 소용 없다. 내 마음을 다 표현 못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