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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섬 Oct 24. 2023

소셜 미디어로 용돈을 번다고?

나중엔 큰돈벌이가 된다고? what?


한 10년 전, 한참 류근 시인이 페이스북에서 인기몰이를 할 때쯤 좋아요 갯수를 보고 깜놀했다. 뭔 글 하나만 써도 씨바!만 외쳐도 좋아요 500개가 넘어가냐. (지금도 페북하시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러니까 좋아요가 몇 개인지는 잘 모른다) 그리고 이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고쳐잡았다. 좋아요 하나에 100원씩 주면 또 몰라,  페이스북은 그냥 놀이터인데 뭘...


나를 포함한 실로 많은 페이스북의 어르신들은 계속 여기를 놀이터로 알고, 노을이 뉘엿뉘엿한 운동장에서 엄마가 누구야! 밥 먹어라!!! 하고 소리 지를 때까지 푹 빠져 놀던 것과는 달리, 일과를 마치고 혹은 일과 중 긴 시간을 일종의 '죄책감'을 가지면서 논다.  

어떤 분들은 이 sns 중독을 막아보겠다며 어플을 과감히 지웠다가 다시 깔았다가를 반복한다. 

나도 sns 좀 적게 해야지, 적게 해야지.... 하면서 가끔 비활을 하기도 하지만, 한 달을 채 못 넘기고 돌아온다. 사실 페이스북만 비활했지, 쓰레드와 X(전 트위터)에서 실컷 놀다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일론 머스크한테 넘어간 X에서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했는데... 


저 위에 내가 쓴대로, 좋아요 하나 100원씩이나 주면 몰라... 이것이 그곳에서 실현되고 있었다. 파란 딱지를 달고, 즉 유료 프리미엄 회원이 되어 나의 계좌를 등록하고 활발한 댓글이 오가는 팔로워 몇 명 이상을 달성하고, 글 몇 개 이상을 꾸준히 쓰면 실제로 돈을 번다. 

내 엑친 한 명은 매월 자기 급여 명세서라며 X에서 받은 돈을 공개하는데, 지난 달에는 4만 얼마 였다가,  이번 달에는 7만 얼마를 받았다. 팔로워 수를 확인해보니 4000명. 그리고 그 양반은 꾸준히 짧고 긴 글을 쓰는 사람이다. 하루에 15개 정도? (페이스북에서는 아마 상상도 못할 것이다) 말 그대로 SNS에서 놀기만 했는데, 돈을 버는 구조다. 


그리고 내가 목도한, X 수익에 목마른 그들의 주관심사는 이상하리만큼 테슬라 주식이다. 거의 광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주식을 하지 않으니까 잘 모르지만, 과연 이런 테슬라 신격화는 지금 시대에 맞는 것일까. (이에 대해 공부하고 파헤쳐보고 싶지만, 나는 먼저 다른 할일들이 많아서... 누군가 정리해주면 정말 고맙겠다. chatGPT4도 아직까진 못 믿겠다 ㅋㅋㅋ) 


이렇게 수익화에 눈 시뻘겋게 뜬 X가 못마땅한 사람들은 '블루 스카이'라는 트위터 원년 멤버가 만든 어플로 이사와서 논다. 이 어플은 엑친들에게 따로 코드를 부여받아야 등록하고 사용할 수 있다. 나도 마치 동네 사립 유치원에 애 보낼 때, 재원 중인 아는 엄마에게 추천서를 받아야 하듯 코드를 받아서 등록했다. 그러나, 노안이 온지라 PC 버전이 없으면 힘든데, 블스는 없다. 그래서 잘 안 가게 된다. 


쓰레드도 지금 수익모델이 생길 때를 대비하여 쓰친들아 안녕? 나를 쓰팔해줄래? 이렇게 반말 짓거리를 하며 다들 친구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어제만 해도 나는 먹을 것 사진 하나 딱 올렸는데, 쓰팔해줘! 쓰친하자!며 10명 정도의 팔로워가 늘은 것 같다. 


또 하나의 재미난 흐름은 이들은 '질보다 양'을 외치며 글 많이 쓰는 스킬을 서로서로에게 전수하고 있다는 것. 페이스북에서는 되도록 정제된 글짓기로 사람들을 매혹하는 것이 나름 환경의 법칙인지라 다들 글쓰기를 참는 데에 반해 X는 많이, 자주, 의식의 흐름까지 다 쓰고 올리고, 공유하고 있다. 그중 주식이나 국내외 정세, 경제지식 등에 뛰어난 사람들은 X계의 로스차일드(?) 가문이라고 하여 이름 앞에 '박톰'을 붙이고 가문을 이루어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다들 파란 딱지를 붙이고 있다. 

어쩌면 이런 가문이 내 눈에만 박톰 가문 하나만 보였을 뿐 수 개의 가문이 있을 수도 있다. 너무나 광활한 sns 세계인지라. 

또 하나, X나 쓰레드에서는 작가가 보이지 않는다. 책을 내도 광고를 하는 사람 못 봤다. 당연히 순진한 오프라인 북토크는 관심 1도 없다. 어쩌면 이 유행은 탑골공원이라는 페이스북에서만 통용되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X, 쓰레드, 페이스북, 블로그를 일구며 사는 나는 아직은 sns로 돈을 벌 생각은 구체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켜보고 있다. 여차하면 뛰어들어야 하나 하고. 환경이 바뀌어가고 있는데, 고집할 필요도 없고. 그저 지켜볼 뿐이다. 

X는 관심사와 의식의 흐름, 쓰레드는 내가 먹은 음식들, 눈에 띄는 글귀, 페이스북은 뭐 보다시피.... 블로그는 칼럼이나 각잡고 쓴 글들 모음 컨셉을 잡고 쓰고 있다. 돈 벌려고 X에 수 시간을 쓰는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심지어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페이스북도 좋아요 하나에 10원이라도 주라!!! ㅋㅋㅋ


*** 브런치는 각 분야별 크리에이터에 선정이 되면 '응원댓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양이다. 

나는 현재 놀랍게도(!) 고맙게도(!) 스토리 크리에이터 배지를 달고 있다. (별로 열심히도 안 했는데, 미안하다 브런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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