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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섬 May 04. 2024

R=VD! 박성훈, 고마워!

유퀴즈에 나온 배우 박성훈에게 배운 것들

유퀴즈에 박성훈 배우가 나온 것을 봤다. 박성훈이 누군지 모르겠으면 '전재준' 이래도 모르겠으면 '윤은성'이다. 박성훈 배우, 먹방 유튜브 할 때도 굉장히 재밌게 봤었는데 오늘 유퀴즈 나온 것 보니까 와, 참 사람 좋더라. 특히 어린 시절 집안 형편 어려웠을 때, 7년을 룸메이트랑 반지하 살면서 비 와서 정강이까지 찬 물 뺄 때 이야기를 하는데... 아, 참.... 이것 참.... 소리밖에 안 났다. 좀 있다가는 아부지 엄마 이야기 하면서 고개 푹 숙여 눈물 흘리는데, 나도 같이 눈물이 났다. 잘 생긴 얼굴만큼(내가 좋아하는 냉미남) 참 마음씨 고운 사람인 듯. 어려운 시기를 겪은 만큼 더 깊고 오래갈 것이다. 



나도 목표를 조금 구체적으로 촘촘하게 정하고 칠판 같은 데에 적어놔야겠다. 목표를 정하는 것 자체를 겸손하지 않은 태도라고 생각해 왔었다. 괜히 창피하고... 가령, 청룡 영화제에서 각본상 타고 싶다, 백상 예술대상 각본상 타고 싶다. 늘 마음속에 이 꿈을 안고 사는데, 또렷하게 목표로 가져가는 것을 늘 주저했었다. 교만한 것 같아서... 그런데, 사실 다 똑같이 노트북 열고 쓰고, 똑같이 24시간 주어지고, 똑같이 삼 시 세끼 먹고사는데... 나라고 못 할 것이 뭐가 있나 싶다. 
R=VD (Realization = Vivid Dream)이란다. 무슨 거창한 물리학 공식 같은데, 바로 꿈이 실현되는 것은 꿈을 생생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다짐을 하는데에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마음으로만 '간절히' 바랄 줄은 알았었지만, 직접 글로 써 놓고 매일 들여다보거나 구체적인 장소, 시기 등을 정해본 적은 없었다.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교만'해질까 봐서. 아직 뭣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백상? 청룡? 섣불리 나대지 마라. 이런 질책이 계속 마음의 골짜기에 울려 퍼져 왔다. 

- 일단 차박하고 전국 돌아다니겠다는 목표는 이룸. 

- 다른 알바 안 하고 글만 쓰는 작가 하고 싶다고 했던 목표도 조금 여유는 없는 사람이지만, 일단 이룸. 

(이건 정말 기쁜 일인데, 그동안 기쁜 줄도, 감사한 줄도 모르고 살아왔다. 정말 감사하다!)

- 혜성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어머님, 기체후일향만강하시옵니까"라고 말했으면 좋겠다던 무리한 목표(?)도 이룸. 오늘은 수영장에서 돌아오는데 엄마한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힘 내. 할 수 있어." 어느새 '기체후일향만강하옵시며' 보다 더 좋은 말을 하잖아! 

다음 목표. 

- 2026년 유퀴즈 출연. 뭘로 출연할지는 모름. (ㅋㅋㅋ 진짜 나가보고 싶다)

- 2025년 하반기. 빚 다 갚음. 

- 2025년 상반기. 차박 에세이 출간. 

- 2025년 상반기. 드라마 작업기 출간. 

- 2025년 가을. 북콘서트 하기. (내가 되게 좋아하는 행사임. 북콘 ㅋㅋㅋ 이번엔 내돈내콘 말고 좀 어디에서 나 데리고 가서 잔치상 차려주었으면 좋겠다) 

- 2024년 하반기 2025년 상반기. 드라마 확정되기. 

- 2025년 상반기. 딸네 (대)학교 앞에서 딸이랑 삼겹살에 소주 마시기. 

- 다음 작품이 예정되어 있는 작가 되기. 

- 막장 드라마, 막장 영화 잘 쓰지도 못하지만, 끌려 다니며 쓰는 작가 되지 말기.

박성훈 오늘 고마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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