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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한다, 고로 인간이다.

이욱정 PD 강연

by 황섬

두산 인문학 강연, 2020년 올해의 주제는 '푸드'다. 내 삶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취미인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데, 당연히 일찌감치 강연을 신청하고 기다렸다. '누들로드'와 '요리인류'의 이욱정 PD의 강연으로 그 첫 문을 열었다.

워낙 음식 한 분야에 고집스럽게 말뚝 박고 계속 파내시는 PD님인 줄은 알고 있었으나, 요리 유학까지 가셨던 것 까지는 몰랐다. 게다가 다큐멘터리 PD답게 자신의 르 꼬르동 블루 고군분투기를 다큐로 담아내셨다고 한다.



강연이 열리는 두산 아트 센터 시설이야 두말할 것 없다. 화장실 짱.


근무 태만 스탭들


이들은 그냥 인형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두산 아트 센터 연강홀의 스텝진들이다.


스태프 목걸이를 걸고 푹 주무신다.



1시간 반이 넘는 불꽃 강의를 손에 불똥 튀기며 정리한 강의록을 공유해본다. 일부러 문장을 만들고 깔끔하게 정리를 안 했는데, 혹시 복잡해서 못 알아보겠는 분들은 필히 댓글 남겨주시기 바란다.



연장에서의 마스크... 살다살다 이런 광경 처음. 강연장 사람들 모두 마스크.

인류의 삶을 바꾼 음식 몇가지.

향신료. 쌀. 국수와 빵.

누들로드. 요리인류.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소재. 테마로 음식을 잡음. 다큐멘터리 pd의 일상은 출장. 다른 시선에서 음식을 보고 싶었다. 음식을 통해서 인간과 세상을 보고 싶은.

보지 못하는 것들 상상 못하는 것들을 느끼고.... 다음 테마는 음료. 인간의 삶은 액체로 시작해서 액체로 끝나겠군. 태어나서 젖 먹고, 세상 떠날 때쯤이면 링거를 맞더라.


먹는 행위는 인간 생활의 중심. 목적이 육체적 생존만은 아니다. 그 이상의 의미.

서식지. Habitat. 모든 생물체에 적용되는 서식지의 개념을 벗어나는 유일한 존재. 인간. 생존력이 강하다.

그 이유? 요리하는 능력.

요리. 동물도 요리를 한다? 넓은 의미. 자연 상태의 것을 내가 소화시킬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 조개껍데기 벗기기 또한 요리. 초보적인 형태.

언어와 함께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의 요리. cook. 불로 익히는 행위.

불이 우리를 동물과 다른 존재로 만듦.

불로 익히면 소화가 잘됨. 살균. 보존이 됨. 우연히 불을 발견한 원시인류. 산불에 불에 탄 동물 먹어봤더니 정말 맛있어. 유후.

발효. 건조. 인간만의 요리법들이 많다.

먹거리를 구해서 먹는방법이 동물과 다름. 다들 잡은 자리에서 식사함. 초식동물도. 육식동물도. 인간만이 자연 상태의 식재료를 협력을 통해 수렵, 채취해서 집단 거주지로 가지고 와서 요리를 해서 먹는다.


복잡한 사회적인 관계. 문화라고 하는 것들 언어, 예술 등이 음식을 나눠먹는 과정 속에서 탄생.

툰드라 순록의 피.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그 나라 음식을 맛있게 나눠 먹어. 빵에 순록피에 찍어먹는 코미족. 이제는 전 인류의 음식. 빵. 영하 30도. 체감은 더 낮다.

에디오피아의 빵 만들기. 세계에서 가장 더운 나라. 다들 모여서 앤세테 나무의 속을 다 파낸다. 그냥 먹으면 바로 설사함. 땅속에 묻고 발효 시켜서 섬유질 분해. 우리나라 김치와도 같은 과정. 뻣뻣한 배추가 절여지고, 발효되며 먹기 좋게 부드러워짐. 체에 걸러서 곡물의 가루같이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빵을 만듦. 맛은? 특이해.

모든 인류 음식의 특징은 발효. 우리나라만 발효라고 하면 안돼! 우리나라는 콩의 발효에 특화가 되어 있는 거지. 다른 나라도 다 발효해서 치즈 만들고 삭히고 난리.

음식 탐험의 시작. 계기는?

다큐멘터리. 음식이야말로 인간을 들여다보고 역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창이다. 경제, 정치, 문화도 먹거리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일. 인간의 먹는 과정과 연관. 추적 60분을 갖다 놔도 학교 급식 추적을 했던 음식을 좋아하는.


국수란 음식이 너무너무 신기하다. 전 세계인들이 이것을 먹게 되었을까. 문화가 확산되는 과정은 실은 몇 가지 전제. 동시 발생적일 수도. 맷돌도 여기저기에서 비슷한 형태 생각해냄. 갈아야겠다. 사람들은 비슷한 지능이기에

어떤 것은 지구상의 한 군데에서 만들어져서 전파. 국수는 동시다발적으로 우연히 탄생한 음식이 아니라, 어느 한 지역에서 만들어져서 1500년 전, 많은 지역에 확산된 음식.

실크로드와 누들로드는 중첩되어 있다.

중국의 신장. 실크로드의 중심.

30개의 구멍.2000년 전에는 하천. 농사가 있었고 주거지가 있었다는 것. 고고학자들이 발견.

밀의 종자를 가지고 실크로드를 타고 동진. 구운 양고기. 좁쌀. 밀로 만든 음식 발견. 밀은 외래의 곡물이었으나, 빵과 국수 발견. 누들로드팀이 처음 영상화한. 2500년 전 것.

가장 오래된 국수 유물은 3500년 전 4000년 전에 한족에서 만들었던 것이다? 라고 알고 있었다. 사회과학원 원장. 국수를 밀이 아니라 좁쌀로 만들어? 글루틴이 없어서 불가능.

가느다란 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면 밀가루밖에 없다. 손으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 BBC에서 취재하고 갔다고 하면서 주장하려고 하는데 아님. 중국사회과학원은 일종의 국가 이데올로기가 있다. 한족이 가장 중요한 발명품을 만들었다는 이념.


국수의 선형. 물에 삶아 먹기 가장 쉬운 형. 식감. 수제비보다. 국수를 선호한다.

국수는 굉장히 창의적인 음식. 기묘한 음식

곡물로 만든 음식. 주식. 인류의 절반. 쌀보다 오래전부터 경작된 밀.

빵과 국수. 둘의 차이점? 빵은 화덕에 굽고, 베이킹. 국수는 삶았다. 빵 만들고 8천 년 뒤에 면 나옴.

반죽의 발견은 위대함. 밀을 가루 내어 물을 넣으니 반죽. 상온에 놓으니 발효. 빵이 한 만 년 일찍 나왔다. 빵은 동시 발생이다. 인도. 실크로드. 유럽. 북아프리카. 옥수수 중남미. 모두 빵을 생각했다.

빵은 서반구. 실크로드의 사람들이 면을 먹었던. 동반견문록. 이태리 파스타. 실크로드에서 국수가 나온 뒤 천년 뒤에 발견.

서양의 건식 재료 + 동양의 습식 조리법 = 국수.

쌀은 삶아 먹는다. 물에 넣고 삶아 먹음. 습식 조리. 아시아인. 쌀을 먹던 사람들은 습식 조리. 생각의 융합.
국수가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이후로 900여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면식.


도시의 구조가 바뀐다. 상업활동. 허용. 여행도 가고, 자기 집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남. 벽도 허물어짐. 식당 비즈니스가 대박이 나기 시작.

송대에는 레스토랑. 테이블 100개. 2층으로. 그 당시의 기록들을 살피면 식당의 체계가 엄청 앞서 있다. 전표 시스템!! 유후. 서비스 매뉴얼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다.

암생연양면. 국수의 대중화. 대량급식. 동피면. 국수 언제 먹나? 바쁠 때. 국수는 집에서는 만들어 먹기 번거롭지만, 식감도 좋다. 주인으로서는 테이블 회전율이 높음. 고명만 바꿔도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기 좋았다.

중국인의 식탁에 국수가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되기 시작함. 음식의 탄생은 단순히 맛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코로나의 시대. 간편식 폭발. 마켓 컬리. 비비고. 인간이 교류하고 일상을 영위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니 식탁이 바뀐다.

사회가 변하고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면, 음식도 변한다. 먹거리의 지각변동. 삶의 방식 해체. 집에서 밥을 많이 먹게 된. 코로나로 인해 다시 원초적인 조직으로 돌아갔다. 집밥.


일본의 면이 전해지는 것은 승려를 통해 들어왔다. 일본의 스루스루. 소리를 내어 면을 먹는 것. 고된 시간의 보상. 국수를 먹는 시간. 해방의 음식.


고고학자들이 발견해내는 인류의 주거지는 모두 '밥을 위한 공간'. 밥을 같이 먹는다는 행위.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만든 음식을 먹는 것. 먹는 것에는 굉장한 사회적 가치.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치는 것에는 예민 끝판왕.

집에서 가족이 만든 음식을 먹다가 나오는 것. 식당. 남이 만든 음식 먹는다. 굉장한 도전.

사람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은 줄어들 것.

식당 - 도시의 발달. 같은 공동체. 마을에서 식당과 카페의 기능.

요리를 통한 도시의 재생.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 먹고 배우는 공간. 주방이 중심이 되는 집.


인류의 식문화는 큰 나무.

음식은 왜 그렇게 안 변할까. 농업--> 자연환경에 좌우. 식성은 습관. 맛은 문화상대적. 학습되는 맛.

요즘 한식에 대한 관심? 한식이 맛있어졌나? 아니. 음식은 안 변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이집트. 빵의 종주국. 위대한 발견. 발효. 빵의 발효는 아름답다. 부풀어 오르는 빵을 먹는 것은 문화다.

파라오가 노예를 써서 피라미드 지은 것 아님. 빵을 댓가로 지급. 파라오의 권력은 빵. 창의력은 손에서 나옴. 크로와상 정말 아름다운 음식.

모로코 페란- 오늘날의 공유주방과 같음.

등교길에 빵 반죽 들고 공동 오븐집에다가 맡기고 하교길에 그 빵을 들고 집에 감. 빵을 한군데에서 굽고 팔기 시작.

반면 쌀은 집에서 조리.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손을 번쩍 들었다. 고릴라 같이 팔도 긴 사람이 제일 먼저 번쩍 들어서 마이크를 차지했다.


나: 저는 지금 만두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PD: 오!
나: 워낙 제가 만두를 좋아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도 피디님께서 국수 2년 동안 주구장창 드셨듯이 먹고 다니구요, 특히 만두는 이야기를 담은 음식이라 생각해서 역사, 레시피 등을 공부하면서 글을 쓰고 있어요.

피디님께서 누들로드나 요리인류 기획하고 자료 조사하고 취재하실 때 세우는 방향성과 어떤 문헌이나 자료를 주로 파시는지 노하우를 알고 싶습니다.
PD: 만두라... 일단 만두를 만드는 사람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취재해보세요. 그럼 이야기가 풍성해질듯 합니다.
그리고, 저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음식에도 문화적인 비교를 꼭 합니다. 그래서 말들이 많았어요. 누들로드 할 때도. 한국 면은 도대체 언제 나오냐고. 비교문화적 관점으로 구성해보세요. 한국만두만 하지 말고.

나: 그래서 저도 한.중.일.로 기획해서 쓰고 있어요. 이태리 등지에서 먹는 만두형태들은 기타 등등으로..
PD: 그렇죠! 그리고, 만두에 대한 역사 이것 재미난것 같아요.
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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