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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섬 Aug 21. 2021

오늘 환갑. 띠동갑 두 바퀴 연하남이 들이대는 중.

기묘한 감정 이야기

1. 


원로 배우 고두심하고 지현우가 찍은 '빛나는 순간'이라는 영화도 그렇고, 아까 추천받은 영화 '골드 디거'도 그렇고... 


60대 할머니와 30대의 남성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아직 못 봤다. 둘 다. 




2. 


가끔은 나한테도 이런 사랑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고 설레기도 한다. 


서른 살 밑이면 지금 고등학생, 기껏 올려봐야 대학생인데...  땀 뻘뻘 흘리면서 농구공 들고가는 남자애가 참 멋있다는 생각 가끔 들기도 하니... 




3. 


얼마 전에 어떤 페친분이 스무 살 남자애랑 어플로 만났던 이야기를 보고 몹시 재밌었던 적이 있다. 


만나 보니까 애가 조빱인데, 여자랑은 어떻게 해보고 싶고, 앞밤바 퀄은 안 따르고... 그렇다고 순진하지도 않고 촌스러운, 말하자면 '새싹 씨발놈'이었다는 결론. 




4. 


근데 이런 케이스 말고, '더 리더' 같은, 좀 애틋한 사랑, 그런 건 현실엔 없을까?


아직까지 '애틋' 찾고 자빠진 것을 보면 아직 내가 덜떨어진 것일 수도. 


그래도 여전히 영화 '더 리더'에서 호호 백발 할머니로 감옥에 갇혀 있는 할머니, 예전에 소년에게 여자를 가르쳐주었던 이 할머니가 이미 중년이 된 남자를 슬픈 눈빛으로 그러나 웃음을 잃지 않고 부르던 말, Hey, kiddo! 그 장면 너무 찡하다.




5. 


여전히 사랑의 정수는 라면 끓이려고 물 올릴 때가 가장 설레는 것과 같다. 


라면 다 먹고 나서 시뻘건 국물 개수대에 버릴 때 밀려오는 후회를 계속 감당 할 수 있다면 계속 물 올리는 것이지. 




6 .


지금 이거 어장 관리용이나 '나 외로워요' 포스팅은 아니다. 누구랑 이제는 사랑할 용기도 없고, 5번 같이 그냥 라면 물 끓이듯 설렐 자유는 있으므로. 


그리고, 아닌 척 하면서 특정 인물을 지칭해서 나한테 들어와보려면 들어와! 이것도 아니다. 




7. 


마음이 왜 늦가을, 벼 다 베고 난 뒤의 논 같은 것일까. ㅎㅎㅎ 


남은 인생, 평균대로 간다고 하면 이제 40년 정도 더 남았는데, 더 이상 사랑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섭섭하고, 반대로 평화스럽고, 묘한 느낌이다. 


여행을 할 때 최고의 기분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라내고 난 다음부터 누릴 수 있었다. 




8. 


불금이다. 


사랑하세요. 




*** 사진은...


영화 '더 리더'에 나오는 장면들. 


글을 읽지 못하는 여자를 위하여 남자가 책을 읽어주고... 


실제로 남자배우는 정사씬을 찍기에는 너무 어렸던지라 성년이 될 때까지 감독이 기다렸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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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김은하, 윤나눌, 외 16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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