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헝거'를 보고
이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건조한' 영화다.
근데 곱씹을 수록 새로운 느낌이 나서
배속에서 부는 '말린 미역' 같은 영화다.
2008년도 영화지만.. 지난 3월 재개봉해서 보고왔다.
ㅡㅡㅡㅡㅡㅡㅡ내용이 있습니다.ㅡㅡㅡㅡ
역사가 스포인 실화바탕 영화이다(보비샌즈와 ira)
그러나 나에게 아일랜드는 뻐큐 대신 뿌큐를
(u 라 우발음으로 해야한다고했다)
외치던 호주에서 만난 아일랜드인이 전부라.. 아는 바가없었다.
다만 제목이 '헝거'라 마이클 패스벤더의 단식으로 인한 고통 등이 영화에 대부분일거라 예상하고 갔다.
근데 마이클 패스밴더가 극 중반이후에 나오고.
단식부분은 후반에만 잠깐 나온다.
처음에는 ira 단원들의 담요투쟁(죄수복거부) 샤워 및 면도거부, 오물투쟁(배설물을 벽에 칠하거나 바닥에 그냥 버리는등)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화면에 보여지는 폭력이나 위생상태가 너무 적나라해서...
구역질이 날것 같았다.
근데 그 영화속 인물들이 지나치게 담담하니
보는 사람들도 처음에만 헉하고.. 오히려 객관적 시선으로 보게됐다.
중반에 교도관과 무장경찰 등 그 영국 권력의 하수인들이
ira 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들이 있다.
격렬한 연기이고 피가 난무하지만
정작 당하는 사람들 보다..
교도관의 미묘한 감정이 더 느껴진다.
저항하는 죄수들을 보며 앳된 무장경찰은 심지어 울기까지 한다. 교도관, 청소부도 그들에 대한 인간적 애상을 느끼는듯 했다.
특히 단식하는 보비를 돌보는 의사도 보비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걸 눈빛으로 표현한다..그러나 그 의사가 해줄 수 있는것은 아주 작은 배려 정도이다.
결국 결정은 영국정부가 내린것이지만..
생활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인간의 존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사실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무엇이 옳다라고 알아도,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대세나 권력을 따르게 된다
((불의에 대한 적극적 동참자 (예를들면 친일파)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삶의 태도가 옳은것인가?
영화는 단식에 돌입하기로 한 보비샌즈와 신부와의 대화속에서 그 답을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당씬은
16분 롱테이크로 많은 영화사이트에서 주요 홍보포인트로 서술했다. 그러나 길어서, 연기가 좋아서 라기보단
그안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어 더 중요한 장면같다.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신부는 그래도 폭력이 아니라 영국정부와 대화로 풀라고 설득한다.
지금까지 공화주의를 위해 행해진 ira의 폭력도 문제였지만.. 이번 단식은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의 희생이 너무 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보비는 "공화주의가 옳다"는 신념이 가장 절대적이라고 대답한다.
또 어릴 적 죽어가는 망아지를 발견하고,
오히려 숨을 끊어줬지만 오해를 사 선생님에게 혼난 일을
이야기하며
결국 누군가가,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자신이 먼저 실천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위의 보비의 삶의 방식을 무조건 따르라 감독이 이야기하진 않는것 같다. 그러나 어렵기 때문에 투철한 신념의 인물들이 존경받을 만하고 감독은 의지의 힘을 그린다.
이 영화를 돌아보면서 꼭 빼놓지 말아야할것이
스티브 맥퀸 감독의 시각적 연출이다.
대사가 별로없고, 배경음이 거의 없는데도
지루하지 않다.
또 교도소의 색감이나 ira 단원들의 피부질감등
차갑고 건조한 느낌을 잘 살려
시각적으로 참 집중되게 하는 영화이다
갠적으로는 단식의 막바지에 보비의 눈동자를 클로즈업한 씬이 참 기억에 남는다.
마이클패스벤더의 얼굴은 항상 잘하지만
참 연기를 잘하기도 했다.
그 눈동자 뿐만아니라 속눈썹도 그 죽어가기 전의 무거움을 보여준다
예전에 김명민배우가 영화땜에 살 엄청 뺐을때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죽어가는 느낌이라 연기가 안됐다고 했는데.. 마이클패스벤더가 죽어가면서도 신념이 있다는 느낌을 잘 살린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