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이 에세이 9. 길티 플레져 영상
□밤 11시 30분, 라면 끓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꽃미남에 근육맨인 재벌 2세가 가난하지만 명랑한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이야기는 유치한 게 아니라 아름다운 거다.
□밖에서 듣는 음악과 집에서 듣는 음악이 다르다.
□책장 위에 올려놓지 못할 책을 3권 이상 갖고 있다.
□할리퀸 로맨스를 10권 이상 읽었다.
□비디오 가게에서 성인영화를 당당하게 빌린다.
□이니셜로 처리된 연예인의 이름을 검색해 본 적이 있다.
□파인트 크기 아이스크림 한 통을 한자리에서 먹어치운다.
□인터넷에서 음담패설을 열심히 검색한 적이 있다.
(중략)
이런 여러 점이 있지만, 나는 이런 길티 플레져 영상들이 양지로 나오면서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즐거움을 즐기는 자체를 검열했다면 지금은 독특한 걸 즐길 수도 있다는 걸 쿨하게 인정한다. 어찌 됐든 그게 사회적 창피함을 동반한다 하더라도 그리고 내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는 점이니까, 그리고 그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의 첫걸음 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