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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촉촉 Mar 29. 2021

중국, 아 쫌!!!!

먼-데이 에세이 12. 미세먼지

오늘따라 사무실에서 컥컥, 켁켁, 밭은기침 소리가 들린다. 코로나 이후 작은 기침도 괜히 신경 쓰이는 요즘, 소리가 날 때마다 목을 빼 사무실을 한 번 쑥 살펴본다. 그런데 나도 목이 간질간질하다. 참으려고 참으려고 하지만 목이 따가운 건 어쩔 수 없다. 이게 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3월 29일 에어코리아 캡쳐

지난주부터 미세먼지가 심상치 않았다. 심지어 주말 내내 비가 왔는데도, 오늘은 하루 종일 한국 전체가 뿌옇다. 수도권만 그런 줄 알았는데, 강원도와 제주도 같은 미세먼지 청정 지역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예전에는 황사를 가리켜 봄철 불청객이라고 지칭했지만,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깡패다. 깡패.


그런데 어릴 때는 황사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나왔었는데 요샌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포함)라는 단어를 더 많이 듣는다. 난 사실 두 가지가 거의 같은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찾아보니 엄연히 다른 말이다.


황사, 강한 바람에 의해 흙먼지·모래가 이동하면서 지표에 떨어지는 자연현상

주로 아시아 대륙의 몽골과 중국의 사막지역, 황하 중류의 건조 지대, 황토 고원, 내몽골 고원에서 한랭전선의 후면에서 부는 강한 바람에 의해 흙먼지나 모래가 공중으로 떠올라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천천히 지표에 떨어지는 현상으로 옛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는 아주 오래된 자연현상

미세먼지, 인위적으로 발생… 사람에게 해로운 질산염·중금속 등 포함

미세먼지는 가정의 난방과 취사, 자동차 운행, 공장에서의 화석연료의 사용, 산불 및 화전 경작 등으로 발생한 인위적인 입자로 크기는 황사보다 훨씬 작은 2㎛ 이하이다.

즉, 황사는 중국이 발현지가 맞지만, 미세먼지는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미세먼지 저감조치의 일환으로 차량 2부제 등을 실시하고, 기타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2019년도 나온 기사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0~20년에 비하면 매우 좋아진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반 대중들의 인식은 다르다. 미세먼지 역시 중국에서 날아왔다는 강한 심증(!)이 있다. 일례로 작년에는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 관측 시작 이래 최저였다. 2019년보다 약 17% 이상 줄어든 수치였다. 환경부는 그 원인으로 국내 정책효과, 중국의 지속적인 미세먼지 개선 추세, 코로나 영향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감소(항공 감소 등) 및 양호한 기상조건 등을 분석했다. 그런데 지난 1월 이후 미세먼지 나쁨의 날들이 심상치가 않다. 과연 뭐가 문제인 걸까?
코로나로 인해 가동을 멈췄던 작년 초와는 달리, 다시 해안가에 쭉 늘어선 중국 공장들이 열심히 매연을 내뿜고 있다. 그것을 뒷받침하듯,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내 스모그 수치가 높아졌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는 저 미세먼지도 저 중국 산업단지의 영향이라는 것이 합당한 추측이지 않을까?


하늘은 연결되어있다. 중국의 환경오염은 단순히 자국 내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전 세계에서 중국을 비판하며 제재하려 하지만, 중국은 적반하장식으로 이미 발전한 선진국이 자신들의 경제 발전을 위한 사다리를 걷어차는 처사라고 반발한다. 하지만 욕심 때문에 무분별하게 공장을 짓고 제대로 된 공정 시스템과 환경오염 관련 제어장치를 만들어놓지 않은 중국의 책임이 훨씬 크다. 이는 중국이 책임을 질 필요가 있고, 세계도 중국에게 요구해야 한다. 중국, 쫌!!!


물론 지금은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것도 생각해보면 중국 때문이다.) 그리고 코로나란 놈이 생각보다 너무 끈질기고, 백신도 늦어지면서 올해도 친구들과, 가족과 함께 꽃의 봄 향기를 즐기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뿌옇게 흐려진 하늘 때문에 꽃향기를 맡긴커녕 매케한 미세먼지만 맡던 시대였었다. 코로나란 거대악에, 잠깐 잊고 있던 미세먼지가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하루였다. 다시 한번 중국에 대한 미움이 커지는 하루다.


출처 :



먼- 데이 에세이란?

'먼'데이마다 애'먼' 사람들에게 글을 뿌리는, '먼'가 할 말 많은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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