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트백스페이스
그래도 나는 꾸역꾸역 이겨갈 수 있을 겁니다.
무섭기만한 이 세상 밖에서 홀로 동떨어져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고장난지 한참 지난 Delete키만 의미없이 눌러댑니다.
Backspace로 우리의 추억을 지울 순 없지 않습니까
앞으로 밀려올 시간에 대해서만 견뎌내보렵니다.
벌서 목구멍까지 잠겨 울부짖지만
나는 마신 물을 또 마시며 삼킬 수가 있습니다.
별도 없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서로의 등을 토닥이며
꼭 별을 보러 가자면서 꺼이꺼이 울었던 지난 날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여태 별을 보지 못했던 것이 슬픈건지
앞으로 우리가 별을 보러가지 못하는 것이 더 슬픈건지
나는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냥 바보처럼 웃어야겠습니다.
어쨌든 생각이 나는건 당신의 웃음이니까,
그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