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왕조의 이야기

by 변덕텐트

왕조의 이야기

내가 간혹 무너졌던 것처럼
왕조는 무너졌습니다.
굴뚝에서 어렴풋이 피어오르곤 하던 꿈들도 다 타버리고
갈피를 잃은 모든 것들이 온 길을 헤맵니다.
길이 아닌 곳에서도차 헤매는 것들은 헤맵니다.

잿더미뿐입니다.
고통투성이입니다.

눈물마저 녹아 왕조에게 남은 것이 없으니
원래 눈물이 녹으면 무엇이 되는지 선조들은 아십니까.
눈물이 녹으면 아무것도 없으니 왕조 또한 그러겠지요.

다 무너졌습니다.
울음도 그치고
비도 멈췄더랍니다.

간혹 우리가 무너졌을 때
서로의 온기가 고인 슬픔 뒤에 남았었는데

간혹 내가 무너지게 되니
수 세대에 걸친 역사는 멸하고
우리의 얼굴은 당최 기억이 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찬란한 세월의 바닥도 남아있지 않은
왕조의
슬픈
역사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