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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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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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계절, 출혈이 왔다.
사람들의 눈은 피를 쏟고 두려움을 머금는 계절
엉뚱하게도 줄곧 빨간 혈류를 머금은 눈밭은
흰 색깔의 순백 꽃들을 피어내곤 했었다.
영롱히 보이는 것.
순교한 자의 다음 세대는 기필코 찬란했다.
당연함으로 가득했던
세상의 내면.
희생 다음 이어지던 새로운 탄생이란 단어.
다만 진리도 무너지는 날이 있다는것.
꼭 울던 날도 슬퍼지지 않는 날이 된다는것.
충혈의 계절,
피 흐르는 눈을 닦아도 피는 계속 흐르고 흐르는 계절.
피를 닦아도 피가 흐르는 순백의 계절.
생명을 기다리며 서서히 응고되는 죽음들의 꾸덕한 숨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