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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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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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히 쌓은 우리 세상과 저 세상 사이
둑을 다시 무너뜨리는 일
말을 잃은 사람이
말을 하고 싶어 묵구녕과 성대 사이를
처절하게 마구 긁어대지만
피고름만 나와
아우성 없이 울부짖는 일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도
다가올 이별을 아는 일은*
이렇게도
아프고 서글프다.
사람들을 바라보면
모두가 검은 피눈물을 흘리고
굳게 다문 입술 안으로 이빨들이
잘게 부수어지고,
으깨어지고.
강한 파동에 대비하기까지는
이렇게도
너무 슬픈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때까지
남은 밤들을 외우고 기다리는 일은
어쩔 수 없이 찢어지고 찢어지는
찢어지는 일이다.
*카더가든, 우리의 밤을 외워요를 듣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