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여름잎

by 변덕텐트

여름잎


이별하는 날, 가을이 왔다

서늘한 바람이 다음 손님을 기다린다

그간의 추억이 벌써 노랗게 물들었고

시간이 지나면

그마저도 바닥으로 덜어져

바스락 죽음을 맞을 것이다

그러면 세상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능청맞게 여름을 기다릴 것이다


우리들의 사랑도

소나무의 여름잎이었으며

좋았을텐데


기억 못해도 한없이 기다려도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 피었을

초록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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