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가을, 하늘, 노을 등에 관한 단상

by 변덕텐트

가을, 하늘, 노을 등에 관한 단상

오늘도 여전히 날이 좋았고 그래서 아팠다. 너의 향기가 거진 일 년만에 돌아온 이 세상엔 알레르기처럼 꽤나 곤욕스러운 것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눈물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충분히 슬픔이 적신 하루하루가 뉘엿뉘엿 지는 모습을 나는 가만히 바라보는 것조차 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단절되고 허락되지 않는다. 물 따윈 존재치않는 내륙의 삭막한 아스팔트를 걷는데도 익사할 것같이 호흡기의 모든 것들이 숨가쁘다.
물 드는 밤. 햇볕과 작별한 하늘이 노을로 물들었던 날의 밤. 그 하루는 또다른 헤어짐으로 시꺼멓게 물들어간다. 지금의 너에겐 보이지 않을 우리의 향수가 처박혀 그저 까맣다. 삶이 온통 너였다. 이 긴 적막의 계절은 답답하지만 한 철 두 철을 지나고 지나 다시 돌아오고, 나는 다시 슬퍼하고, 그러면서 그게 사뭇 싫지가 않았다. 순간이라도 너와 다시 함께한 기분이 들어 그게 너무 좋았다. 사랑했다. 그 마음이 시절을 머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