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초
안녕하세요 뚜벅초입니다.
벌써 '1일1브런치 챌린지'의 넷째 날이네요.
오늘은 저번주에 혼자 끄적여 봤던 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그라 들어도 참으세요.
그럴 때가 있다.
모든 게 막힌 기분.
구멍에 낀 막대기가 되어버린 기분.
갖가지의 것들이 내 위로 떨어져, 나를 짓누른다.
나는 그것들과 뒤엉켜 버리고 만다.
내 몸은 점점 휘어가고, 오물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더 이상 그것들과 내가 다르지 않은 존재가 될 즈음
유약해진 나의 허리는 두 동강이 난 채, 아래로 떨어진다.
떨어진 곳에는 물이 흐르고 있다.
아주 더러운 물이다.
그 더러운 물들이 나의 오물을 뜯어 간다.
떨어져 나간 자리 아래로 내가 보인다.
저 멀리에는 나와 비슷한 냄새를 가졌던,
한때는 나의 일부였던 토막이 보인다.
우리는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비릿한 물 냄새가 난다.
여기가 어딜까.
어둡고 좁은 터널의 끝.
오랜만에 보는 빛.
뭐가 되었든 이곳보다는 낫겠지.
시 쓰는 방법은 학창 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게 전부라서,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갈겼습니다.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이제는 스트레스에 면역이 생겼고, 멘탈도 단단해졌다고 자부했습니다.
몇 달 전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단단해지지 않고 마취된 채 썩고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제가 이런 상태인지.
나의 모습은 세모인데, 둥글게 갈려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고통을 잊기 위해서 스스로를 마취했네요.
저의 모습을 다시 찾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저와 비슷한 시간에 있으시거나 있으셨던 구독자분들에게 이 글이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