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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초야 Dec 02. 2023

휴학 이야기 1_일기와 걷기

뚜벅초

 휴학을 하고 진로를 찾겠다는 5년 전의 저는 먼 곳으로 배낭여행을 가면 답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또는 미래에 대해 계속 생각하면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자유의 시간이 주어지니 늦잠도 자고 싶고 누워서 드라마도 보고 싶고, 정신을 차려보면 해가 졌더라고요.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나중에는 생각이란 걸 하기가 싫어졌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나니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찾아왔습니다. 이 시기를 벗어나는데 도움이 됐던 행동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일기를 쓰는 일이었고요. 다른 하나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한강을 걷거나 따릉이를 타는 일이었습니다. 이 행동들은 이제는 저의 습관이 되어 제 기둥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저를 일으켜 주는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과거의 나를 바라볼 수 있었고, 미래의 나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한강을 걸을 때는 엉겨있는 생각들이 조금씩 풀어지는 느낌이었고,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일기'와 '기분을 좋게 만들기' 두 가지가 수많은 자기계발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이라서 꽤 놀랐습니다. 글쓰기에는 과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과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은 도전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 줍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짧게라도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 사용자의 대부분은 글쓰기와 가까우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계신다면 일기로 글쓰기를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신만 본다고 생각하고 여과 없이 막 적으셔도 됩니다. 저도 맥락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일기를 써왔네요. 그러다보면 저에게서 기가 막힌 표현이나 글이 나에게서 나오는 순간들도 생깁니다. 

 무엇보다 재밌는 건 몇 달 전이나 몇 년 전에 쓴 글 아래에 다른 색 볼펜으로 코멘트를 달아주는 거예요. 당시에는 세상 무너질 것 같던 고민이 지금 보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고, 힘든 시간을 잘 버텨준 나 자신을 칭찬해 주는 시간을 가질 수 도 있습니다. 저는 요즘 일기장에 적었던 감정들과 기억들을 다듬고 정제하여 세상에 공개해 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나의 글이 타인에게 보인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좀 더 경험해 보고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10분 걷기처럼 아주 간단한 신체활동을 하시길 바랍니다. 최소 주 2회라도요. 하고 나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그 외에도 단시간에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각자의 행동을 구독자 여러분도 꼭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모자란 삶이잖아요. 우리 좀 더 자주 기분이 좋아져서 하고 싶은 일을 해낼 근육을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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