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가 사상에서 말하는 ‘진인(眞人)’은 단순히 지식이 많거나 세간의 성공을 이룬 존재가 아니다. 그는 이원적, 극단적 대립을 넘어 모든 것을 자연 그대로 받아들이고, 필요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장자가 제시한 좌망(坐忘)*은 바로 이 진인의 핵심 수행법으로, 고요와 알아차림, 지혜를 통해 자기가 익힌 습과 가치체계를 스스로 내려놓음으로써 새로운 통찰을 열어주는 강력한 도구다. 앉아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살피려면, 지금껏 형성해온 수많은 습과 틀을 먼저 의심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수많은 습과 틀은 깊은 고요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새로운 통찰이 들어설 여지가 생긴다.
* 좌망(坐忘) : ‘앉아서 잊는다’는 뜻으로 장자로부터 비롯된 도가의 수양법. 망아(忘我)·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르는 깊은 명상으로, 우주의 근본원리인 ‘도(道)’와의 합일을 꾀한다.
현대 사회에서 ‘대사일번(大死一番)’—즉 크게 한 번 죽는다는 것은 (본래 불교적 맥락이지만, 여기서는 ‘굳어진 틀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로 차용했다) 바쁜 일상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정보 속에서 내가 쌓아온 판단 기준을 잠시 내려놓고, 지혜롭게 재구성하는 작업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이미 잘 안다고 믿었던 그 무엇이라도, 몇 번이고 마음을 고요로 되돌린 뒤 다시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진인이란 이 과정을 거듭하며 언제나 변화와 혁신의 문을 열어두고, 낡은 잣대와 편견을 해체해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지식과 태도는 분명 자산일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 새로운 가치가 들어올 자리를 닫아버린다면 더 이상 자산이 아니라 장벽이 된다. 결국 낡은 기준을 잠시 내려놓고, 나를 가두었던 개인적·사회적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결단이야말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장자가 그리는 진인은 가장 유연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존재다. 주변 상황에 몰입하되 휘말리지 않고, 성과나 평가를 좇되 과도한 집착에 빠지지 않는다. 달리는 차 안에서 풍경을 감상하듯 현실을 마주하되, 필요하면 비전을 실현하고 그 성과를 ‘나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법을 끌어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자유와 평온으로 가는 지혜가 된다.
당장의 성공 여부나 남의 시선을 뛰어넘어 더 넓은 시야와 깊은 자유를 얻고 싶다면, 순간순간 이완과 알아차림- 좌망을 통해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구태와 집착, 무리한 집단적 통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길은 언제나 진인에게 열려 있다. 그리고 그 지혜는,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여전히 우리 곁에서 유효한 통찰로 빛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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