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둥아리 Dec 13. 2022

보고 있어도 그리워지는 것들에 대하여

아직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5살 나의 아기

36개월, 56개월 연년생 남매를 기르고 있는 나는 알고 있다. 이 시간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조금만 있으면 사무치게 그리워질 시간이라는 것을.


나는 가끔 벌써 5살이 되어버린 첫째의 동영상을 가끔 돌려본다. 그 영상 안에는 다시는 보지 못할 순간들이 가득하다.


기저귀를 차서 빵빵하다 못해 터질 것 같은 엉덩이,

사이사이가 겹쳐져 꼭 소시지 같은 팔뚝,

이가 다 나지 않아 웃을 때면 훤히 드러나는 잇몸,

며칠을 감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는 신기한 정수리,

땅을 몇 번 디디지 않아 아직은 둥글둥글한 발가락,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는 뒤뚱뒤뚱 걸음걸이,


그리고 하나 더,

아침이면 햇빛이 잘 들어오는 우리 집 거실에서

너와 마주 앉아 있으면

햇빛에 빛나는 보송보송한 솜털까지


이렇게 가끔은 보고 있는데도 벌써 그리워 눈물이 난다. 신기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는 나 같은 아기를 갖고 싶었던 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