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결혼을 결심할 때, 이 남자와는 다시 태어나도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함께 살다 보니 다시 태어나면 이 남자랑 결혼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다시 태어나면 남편의 딸로 태어나고 싶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아빠일 수 있을까? 가끔은 신기할 정도.
돌이켜 보면 나는 어려서부터 어떤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늘, “아빠 같은” 남자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아빠 같은” 남자란, 정말 나의 아빠라기보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빠였다. 자상하고, 잘 챙겨주고, 듬직한.
물론 이렇게 좋은 아빠의 단점은, 상대적으로 내가 덜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를 좋아한다.(섭섭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한다. 나 같아도 나보단 아빠를 좋아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다음 생엔 내가 남편 딸로 태어나야지! 그럼 내 아이들과 남매가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