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브런치에 매일 들어올 때마다 보이는 ‘요즘 뜨는 브런치 북’을 살펴본다.(잠시지만 내 책도 9위 즈음에 머물었던 적이 있기도 하다.) 몇 주째 상위권을 자리 잡은 책들은, 다들 제목부터 슬프다.
이혼, 돌싱, 우울증 등
내가 책을 낼 때 계약했던 출판사의 편집자 분은, 내 원고를 보신 후 틈틈이 다양한 조언을 해주셨었다. 나는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있다.
이대로라면 책 속에 '슬픔'이 전혀 없어 인기를 끌기 힘들 것 같아요
편집자 분이 말하길, 모름지기 에세이라면 사람들의 동정이나 안타까움을 살만한 내용이 들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시집살이를 하거나, 동네 엄마들에게 왕따를 당하거나, 그도 아니면 남편과 불화가 있거나?
그 이야기를 들은 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은 타인의 슬픔 혹은 불행에서 위로를 받는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그렇다였다. 적어도 책의 장르가 에세이라면 더욱더.(그래서 나는 조언을 참고하여 꽤나 많은 부분 수정을 하여 출간했지만, 여전히 슬픔은 많이 부족한 듯하다. 물론 내 책에 슬픔만이 부족해서 흥행하지 못한 것이 아니며, 또한 흥행하는 책들이 단지 슬픔의 요소 때문만 흥행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서 주목받는 글들 또한 대부분 인생의 시련이 담긴 글들이라 생각이 든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저들도 나만큼이나 힘들구나 하는, 공감과 위로를 얻는 것이다.
그럼에도, ‘눈꽃’ 작가님의 자기소개 글을 빌리자면, 행복한 결혼보다 이혼에 관한 얘기가, 사랑보다 이별이 더욱 화두가 되는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행복, 사랑, 희망 이런 것들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내 인생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그런 긍정적인 것들을 생각하고 되뇌고 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들 불행하니, 나도 불행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행복한 사람들도 있으니, 나도 곧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