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살이 된 아이가 작년부터 차츰 한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웃긴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아이는 한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그 속에 숨은 뜻까지 이해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루는 함께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아이가 한참을 문 앞에 서 있다.
그러더니만 하는 말이,
앞으로 아빠 말은 안 들을 거야! 뿡이 말은 잘 들어야지!
(뿡이는 여동생의 애칭이다.)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길래,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이런 간판이 붙어있다.
나와 남편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집의 여자는 엄마와 동생, 남자는 아빠이니 아빠 말은 안듣겠다는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한동안 고민하다, 그냥 “엄마 말은 더 잘 듣고 아빠 말은 조금만 잘 듣자.”했다. 그 이후로 저 간판을 보면 웃음이 먼저 난다. 아이의 생각은 늘 귀엽고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