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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아리 Mar 03. 2023

내 돈 주고 이런 곳에 올 줄은 몰랐다. 애 낳기 전엔


요즘 유년기 딸을 둔 부모님들의 지갑 도둑. 이름하야 파산핑. (파산핑인 이유는 부모님들을 파산하게 만들 정도로 계속 출시되는 새로운 캐릭터와 비싼 가격 때문이다.) 그리고 5살이 된 둘째도 요즘 이 캐릭터에 빠져있다. 어린이집에 한 번 열풍이 불더니만,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이 캐릭터에 진심이다.


우리 집은 장난감은 말할 것도 없고, 옷, 신발, 머리핀, 양말, 심지어는 컵이며 마스크까지 이 캐릭터로 점령되었다.




아이를 낳기 전, 꽤나 패션에 민감하던 아가씨 시절, 늘 오색찬란한 아이들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내가 아이를 낳는다면 결코 캐릭터 따위에 눈길을 주지 않겠다.


하지만 나는 얼마 전, 아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캐릭터로 꾸며주는 것에도 모자라, 1인당 3만 원이나 하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뮤지컬을 보고 왔다. (물론 내돈내산)


대략 이런 느낌


아이를 낳기 전엔, 내가 1인당 3만 원, 4인 가족이니 12만 원을 들여 이런 캐릭터 뮤지컬을 보고 올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아이들과 다음 공연을 기약했다.


뮤지컬을 보러 가기 며칠 전부터 기대에 부풀어 하루종일 쫑알거리던 아이의 모습,

공연장에 갈 준비를 하며 캐릭터로 도배된 옷을 입고 뿌듯해하며 거울을 보던 모습,

화면에서만 보던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에 몹시 흥분하던 모습, 공연장을 나오며 얼마나 재밌었는지를 쉴 새 없이 말해주던 모습,


이런 아이의 모습에, 다음에는 더 좋은 자리를 예매해야겠다는 다짐까지 한다.


(엄마들도 캐릭터 옷이 예뻐 보여서 입히는 건 아니에요.. 그 옷을 입고 행복해하는 아이가 예뻐서 입히는

거예요.. 오해 말아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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