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 방해요소 - 2. 패드학습
요즘 패드학습이 유행이다.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 수학 등 다양한 학습을 하나의 패드로 간편하게 끝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영유아 교육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유명 패드학습업체는 4살부터 패드학습의 적기라며 광고하고 있다.
화려한 볼거리, 빠른 화면 전환, 자극적인 소리 등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패드를 쥐어주면 '스스로 공부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실 자극적인 시청각 자료에 이끌려 흥미를 보이는 것일 뿐이다. 영유아시기에 학습한다는 것은, 스스로 궁금한 것을 찾아내고, 질문하고, 알아가는 그 모든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드학습에서는 스스로 궁금한 것을 찾는 과정은 없다. 기기에서 나오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만 있을 뿐이다.
또한 아직 학습습관이 잡히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패드를 통한 학습부터 시작하게 한다면, 이후에 시청각적 자극 없는 학습은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로 컴퓨터나 핸드폰을 어려서부터 사용한 아이들에게 주의력 결핍이 많이 발생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패드학습에 길들여진 아이는 화려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책을 펴는 것이 낯설다.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것이 즐겁지 않다. TV를 먼저 접한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떤 부모님들은 '그냥 핸드폰을 쥐어주거나 TV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뭐라도 배우는 것이 낫잖아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울 때 나의 신념은 늘 '차악이 아니라 최선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핸드폰은 틀리고 패드는 맞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도 패드도 틀렸다.(영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책은 자극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어려서부터 자극적이고 화려한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책은 시시하고 지루하게 다가온다. 내가 궁금해하지 않아도 알아서 질문해 주고, 버튼만 누르면 즉각적으로 답이 나오는 패드학습과 달리, 책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물론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패드학습과 책은 어찌 보면 가장 반대의 학습 도구인 셈이다.
그러니 우리 아이가 책을 많이 읽기를 원한다면, 그 패드를 버리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