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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아리 Aug 19. 2023

내가 결혼을 잘한 이유

나는 결혼을 잘했다.

그리고 결혼하길 잘했다.


내가 스스로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결혼을 후회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결혼을 후회한 적이 없다.


얼마 전 아직 결혼을 안 한 20대 동료 선생님들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선생님 결혼 하면 어때요?”

“너무 좋아요! 선생님들도 좋은 사람 만나서 꼭 해요! “ 그러자 “결혼한 분들 중에 결혼 좋다고 말하는 사람 처음 봐요!”라고 말한다. 사실 요즘 비혼, 딩크, 이런 키워드들이 유행 같은 시대에, 나같이 말하는 사람은 드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과 연애를 하며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무렵, 남편이 이런 얘기를 했었다.


결혼할 상대를 만난다는 건, 끝없는 밀밭에서 가장 큰 밀알을 찾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저마다 밀밭을 걷는다. 그리고 밀밭을 가면서 가장 큰 밀알 단 하나만 가질 수 있다. 물론 지나쳐온 밀밭을 돌아갈 수 없다.


사람들은 밀밭을 지나가며 누구나 한 번쯤 꽤 큰 밀알을 찾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내 앞에 펼쳐진 끝없는 밀밭 어딘가에 더 큰 밀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친다.

또는 이미 지나온 밀알이 더 컸던 것 같다는 후회를 품은 채, 혹은 더 큰 밀알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체념하며 내 앞의 밀알을 잡는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내가 지금 찾은 이 밀알이 가장 큰 밀알이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지나온 밀알에 대한 후회도, 앞으로 있을 밀알에 대함 기대도 모두 말끔히 잊어야 한다.


나는 단 한 번도 내 남편이 이 끝없이 넓은 세상의 가장 큰 밀알이라는 사실을 의심한 적이 없다. 어쩌면 세상 어딘가에는 더 큰 밀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의 확신이다.


내 인생의 그보다 더 큰 밀알은 없다는 확신.


더불어 나와 같은 그의 확신.




가끔 나는 아직도 남편에게 묻는다. 나와 결혼한 걸 후회하지 않아? 대답은 언제나 그렇듯 “전혀”.


결혼을 잘하고 싶다면, 다른 것은 없다. 내가 한 선택에 확신을 가지되 후회는 남기지 말 것. 앞으로 결혼을 할, 혹은 막 결혼생활을 시작할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다.


<저마다 세상 가장 큰 밀알과 사는 집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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