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이

by 돌강아지


이사 오기 전 집에 살 때 고양이 한 마리가 왔었다.


주로 우리 집 대문 위에 올라가 두 눈을 꼭 감고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식빵을 구웠다.

어느 날은 마당에 나와있는데 담장 밖 골목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가시면서 이런 소리를 하셨다.

"찐아~ 밤에 많이 울지 마라~"


그래서 나는 아, 저 고양이 주인이신가 보다!

고양이 이름이 찐이였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경상도에서 어른들이

고양이를 '찐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았다.

고양이를 찐이라고 부르는 것도 귀엽고

마치 사람 대하듯이 고양이에게 그렇게 말하고 지나가는 아주머니도 귀엽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오늘 저녁에 밖에서 고양이들이 엄청나게 울어서

그때 아주머니 생각이 났다.

찐아, 밤에 많이 울지 마라~


밖에 두었던 무스카리.

딱 한 송이밖에 없던 무스카리 꽃을

뭐가 와서 따먹었는지 방울방울 없어졌다.

이제 보라색 방울이 두어 방울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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