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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으로 행복하기
by
돌강아지
Dec 20. 2021
겨울비가 내렸다
.
오랜만에 화분들을 내놓고 비를 맞게 했다
.
비가 와서 따뜻하고
흙냄새가 맡기 좋다.
화단에 심었던 레몬밤이
얼어 죽지 않고 파랗게 잎을 달고 있다.
손으로 비벼보면 여전히 레몬 냄새가 난다
.
기특하게도 그 연한 식물이
노지 월동을 한다.
나는
노지 월동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추운 겨울을 나고 해마다 봄이면 다시 꽃피는 다년생.
집 뒤뜰에는 대파도 파랗게 잎을 달고 있다
.
작년 11월인가 12월에 시장에서 뿌리가 있는
대파를 사다가 흙으로 덮어 놓은 거다
.
냉장고에 보관했다면 이렇게 오래갔을까?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뽑아먹고 있다
.
된장찌개에, 김치부침개에, 엄마 라면
먹을 때...
보일러실에 고양이 모녀? 모자가 살고 있다
.
엄마는 카오스, 애기는 노랑이.
딱히 친해지지는 않고 뒤뜰의 대파와 동등하게 대해주고 있다
.
그냥 '있는구나'하고.
우리 집
이 아니기 때문에 사정상
밥
같은
걸 챙겨줄 수 없다
.
다만 물은 주고 있다
. 고양이들이 깨끗한 물을 잘 못 먹는다고 하길래.
정말 대파처럼.
빨래 널러
가면 도망가는 대파.
가족들과 다큐영화 '목숨'과 '가버나움'을 봤다
.
우는 건 콧물도 나고 휴지도
써야 하고 해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보길 잘한 것 같다
.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대하기
최대한의 사람들이
가능한 최대한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
행복.
나는 꽃이 만발한 들판에 누워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
꽃씨를 심으면 되는데
나는 매번 꽃을 꺾어다가 보고 있는 것 같다
.
삶의 행복을 그렇게 구하고 있다
.
언제쯤 꽃씨를 심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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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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