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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의 파인애플
by
돌강아지
Dec 20. 2021
12월 31일 마당의 딱새.
마당에 있었는데 딱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
은근 겨울에 새들이 자주 보이는 것 같다
.
나뭇잎이 없어서 눈에 잘 띄는 건가?
연약하게 생겼는데 전혀 추위를 안 타는 것 같았다
.
가까이 다가갔는데 도망가지 않았다
.
신기했다
.
딱새가 먹을까 싶어서 딸기 다라이에
오트밀과 현미를 담아 놓았는데 먹지 않았다
.
한참을 바라보다가
더
이상 추워서 못 보겠다!
할 때
쯤 딱새가 날아갔다.
새해 첫날에는 가족들과 처음으로
산에서 일출을 보기로 했다
.
아침에 나랑
엄마 때문에
예정보다 늦게 집에서 나왔는데
그때 언니가 살짝 부글부글했다
.
다행히 금방 괜찮아졌지만!
새해 첫날이랑 명절엔 싸워야 제맛이지!(?)
아무튼 산에
오긴 왔는데
깜깜해서 등산로 입구를
못 찾았다.
조깅을 하고 있는 분이 계셔서 물어서 올라갈 수 있었다
.
이래저래 시간이 많이 늦어져서
원래는 정상에서 보려던 일출을 걷다가 보게 되었다
.
그래도 새해 첫날 등산을
했다는 게 상쾌하고 좋았다.
춥고 힘들어서 정상까지는
못 가고
중간 쉼터에서 엄마가 싸온 찰밥 주먹밥을
맛나게 먹고 내려왔다
.
산에서 정말 오랜만에 솔방울 파인애플을 봤다.
어릴
때 언니랑 인형 놀이하면서
이렇게 생긴 솔방울을 주워다가
인형 파인애플이라고 했었다
.
다시 보니까 새우튀김 같기도 하다
.
얼마 전에 책에서 알게 됐는데 솔방울 파인애플은
청설모가 먹어서
그렇게 된 거라고 한다.
어릴 적
에 가지고 놀던 파인애플
이라 좋았는데
청설모가 만들어준 파인애플이라니 더 좋아졌다!
야무지게도 먹는다
.
몇 개 주워왔다
.
솔방울에서 아빠 냄새가 난다
.
근데
맨 위는 왜 안 먹는 걸까?
산속에 가니까 새들이 많아서 봄이 오는 것 같았다
.
딱따구리들이 나무 구멍을 뚫는다고 여기저기서
따
닥따닥 소리가 나고 나무 부스러기도 떨어졌다
.
몸에
흰 무늬가 있는 딱따구리를 봤다.
꽉
찬 푸른 산도 좋지만
다 비어서
탁 트인 겨울산도 좋았다.
새해 전날 언니랑 이런 얘기를 했었다
.
1월 1일에 모르는 사람에게 새해 인사를
들을 수 있을까 없을까 하고.
그런데 진짜 모르는 사람에게 새해 인사를 들었다
.
산에서 듣고, 시장에서 두부 아저씨한테 듣고.
나는 먼저
인사 못하겠던데.
정말 감사하다
.
늘 그렇듯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다
잘됐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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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새해
그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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