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왕거미
by
돌강아지
Dec 20. 2021
부엌에서 엄청 큰 거미를 놓쳤다
.
싱크대
벽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엄청 크고 까만 거미
내가 조금만 더 빠르고 야무졌다면..
.
저렇게 큰 거미가 도대체 어디서 들어왔을까?
진짜 크다
.
아 심란하다
.
아 찝찝하다
.
엄마는 지네만 아니면
괜찮아한다.
언니도 나중에 다시 밖으로
나올거라는둥,
문이 있으니까 방에는 안
들어온다는 둥,
어차피 눈에 안 보였으면
몰랐을 거라는 둥.
괜찮다는 식으로 말했다
.
그건 그렇지만
이미 봤는데?
크기가 동전만 하던데...
심란하다
.
밖에 내다
줄 건데 제발 평화롭게 다시 나왔으면.
아 집에 들어오는 벌레가
사슴벌레나 개똥벌레면 얼마나 좋을까!
거미를 다시 발견했다!
바로 다음날 아침에 청소한다고 걸레질을 하다가 발견했다
.
빨래통을 치우고 걸레를 휘두르는데
거미가 구석에 숨어 있었다!
거미를 놓치고 나서 밤에 잘 때
'거미가 평화롭게 다시 나타나서
평화롭게 밖에다
내다 주게 해 주세요!'
하고 빌었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
페트병 채집통과 쓰레받기에
담아내다 줬다.
지금까지 그 통을 거쳐간 벌레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처음
발견했을 때는 기겁했었
는데
다시 발견했을 때는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똑같은 거미인데 이렇게 보는 눈이 다르다
.
거미를 찾아서 정말 정말 감사하다
.
요즘 언니랑 벌레가 들어오는 틈을 막느라 고생이다.
방충망도 새로 붙이고
욕실 틈도 막느라 실리콘 쏘고 다니고.
벌레들이 이를 불쌍하게 여겨 더는 들어오지 않기를.
keyword
거미
벌레
일기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새 댓글을 쓸 수 없는 글입니다.
돌강아지
'노지월동' 매해 겨울을 나고 봄이면 다시 꽃이 피는 다년생의 그림일기
팔로워
17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모과꽃
세계평화라는 꿈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