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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위대해질 거야

by 돌강아지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정채봉 작가님이 쓴 글이었던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대충 이런 내용의 이야기였다.


깊은 산속 바위 사이에 풀 하나가 자라고 있었다.

바위 사이에서 자라는 그 풀은 아무도 봐주지 않고 아무 쓸모도 없는 미운 풀이었다.

어느 날은 미운 풀 앞에 한 청년이 나타났다.

그는 몸이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 산에 올라 약초를 찾고 있었다.

"아버지를 낫게 할 약초를 찾았으면..."


이 말을 들은 미운 풀은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무엇이 되고 싶다... 나도 무엇이 되고 싶다!'

그랬더니 미운 풀의 배가 볼록해지면서

미운 풀 주위의 돌들이 아래로 떨어졌다.

갑자기 떨어지는 돌 부스러기에 청년은

위를 올려다보았고 그곳에는 산삼이 있었다.


미운 풀은 산삼이 되었다.




동화인데 나는 이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다.


나도 늘 무언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언가가 되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언젠가 언니가 엄마랑 얘기하면서

무슨 말 끝에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엄마, 지영이는 성공하는 게 아니라 위대해질 거야"


나는 정말 놀라고 감동받았다.

언니가 저런 말을 하다니...

나에 대해 저렇게 말하다니...!

저렇게 멋진 말을 하다니!


정말 고마웠다.


내가 위대해지든 위대해지지 않든

나를 저렇게 생각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이미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언니는 영화 속에 나오는 사람 같다.


시간이 꽤 지나고 언니가 저번에 했던 말을

다시 수정해줬다.

"위대해진다는 건 다른 사람보다 위에 있다는 거니까

이게 좋을 것 같아. 너는 동등해질 거야."


언니는 진짜! 영화 속에 나오는 사람 같다.


아무것도 성공한 게 없고

무언가가 되어 본 적도 없고

누군가가 되어 본 적도 없다.


나도 산삼이 될 수 있을까

난 살아서 무엇이 될까

죽어서 무엇이 될까


여전히 난 미운 풀이지만 언니한테 만큼은

내가 산삼이라는 사실이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언니는 너무 좋은 사람이라 언니를 아는 사람은

모두 행운아야.

생각해 보니까 그 누구와도 동등해진다는 거

정말 멋진 것 같아.

언니도 성공하는 게 아니라 동등해질 거야!

심마니 우리 언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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