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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벌레와 노각

by 돌강아지

복숭아를 먹다가 벌레가 나왔다.

잠시 으악 하다가 밖에 내다 버리려고

참외 껍질 위에 벌레를 태워서 마당으로 나왔다.

화단의 구석진 곳으로 휙 던져버렸다.


마당을 잠시 둘러보는데 이웃집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우리 집 바로 옆이 아주머니네 밭이다.

저녁 반찬거리를 따러 오신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노각을 따가셨는데

우리도 먹으라고 노각 세 개를 따서 주셨다.

작년에도 주셨는데 올해도 또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아주머니는 정말 좋으신 분이다.


마당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상추도 얻어먹고 마늘종도 얻어고 이것저것 얻어먹은 적이 많아서 아주머니가 밭에 계실 때는 괜히 부담 줄까 봐 마당에 잘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복숭아벌레 덕분에 노각을 얻어먹게 됐다.

아무래도 먹을 복이 많은 것 같다.


가족들이 내가 한 노각무침이 맛있다고 또 해달라고 했었는데 잘 됐다.

다시 해도 똑같이 맛있을까?

이렇게 얻어먹는 채소들은 요리할 때 더 긴장된다.

선물 받은 건데 맛이 없게 될까 봐.

소금에 절여서 물기 꼭 짜고

소금 설탕 고춧가루 넣어서 무쳐 먹어야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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