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언니 생일이었다.
케이크 대신 마트에서 체리를 사 왔다.
운 좋게도 체리가 세일했다.
체리 소쿠리를 케이크라고 생각하고
생일 축하노래를 불러줬다.
언니가 후우-하고 체리를 불었다.
저번에 언니가 서영이 아줌마와 아저씨 팔찌를
고쳐준 적이 있다. 아저씨가 고맙다고 직접 키운 복숭아를
한 봉지 가득 주셨다.
비도 오는데 따서 깨끗하게 씻기까지 했다고 한다.
무농약이라 까만 점 같은 것도 있고 알도 작지만
참 맛있었다.
엄마가 얼마 전에 밥 먹으면서 내 얼굴을 보더니
주근깨가 너무 많다고 뭐라고 했다.
거의 매일 그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매번 그냥 뾰로통하게 넘겼는데
그날은 복숭아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도 무농약이라 그래!"
어렸을 때 아빠가 여름에 귀신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아빠가 늦은 밤에 고개를 넘다가
목 없는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
나는 그때 목이 없다는 말이, 목이 너무 짧아서
목이 안 보인다는 말인 줄 알고 웃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머리가 없다는 말이었다!
제대로 알아듣고는 웃음이 싹 사라졌다.
그리고 아빠가 귀신 얘기를 너무 덤덤하게 해서
더 무서웠다.
차라리 "그런데 글쎄 목이 없는 거야!!!"이렇게 얘기했으면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텐데 덤덤하게 얘기해서 진짜 같았다.
아빠는 진짜 봤다고 하고 더 이상 말을 안 해줬는데
여전히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이 이야기가 여름이면 한 번씩 생각난다.
당연히 지어낸 거겠지!
하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