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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독수리 나는 거 본 적 있어?
by
돌강아지
Dec 22. 2021
파란 하늘에서 독수리를 발견했을 때
얼마나 반갑고 뭉클했는지 모른다
.
돌아왔구나!
11월 4일 올해 처음으로 독수리를 봤다
.
이미 와있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날 처음 봤다
.
그전에 언니랑, 독수리들이
이제 몽골에서 출발했겠다, 걔네들은 언제 떠날지 어떻게 정하는 걸까 얘기했었는데
내 예상보다 훨씬 일찍 출발했었나 보다
.
언니랑 독수리 얘기를
할 때 독수리들은
이미 하늘이었다!
어디야? 다와가.
독수리들까지 보니 이제 겨울이구나 싶다
.
아닌가
.
아직 단풍이 있으니까 가을과
겨울 사이.
이 시기를 가을과 겨울의 중간, 가울이라고 불러야겠다
.
지금은 가울이야, 가울.
독수리는 가울에 오는구나.
기억해야겠다
.
몽골에서 언제 몇 시에 출발했을까?
출발 날짜는 어떻게 합의했을까?
오다가 몇 번이나 쉬었을까?
겨울이 오면 여기로 오는 거라고 누가 알려줬을까?
아, 우리나라로 오는 독수리는 어린 독수리라고 한다
.
큰 독수리는 오지 않는다고.
눈부시게 파란 하늘 속의 독수리는 정말
멋지다.
차가운 파란 하늘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새.
애쓰지 않고 바람을 타는 게 정말 멋지다
.
경이로울 정도로 자유로워 보인다
.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도 멋지지만
하늘을 나는 건 훨씬 더 멋진 것 같다
.
저 높은 하늘을 진정으로 가질 수 있는 건
독수리 밖에 없는 것 같다.
저렇게 자신감 있게 두 팔을 활짝 펴고
두려움이라고는 없이 나아가는 모습이 부럽다
.
독수리는 자기 자신을 믿고 있다
.
비행기를 구경하듯 독수리를 구경했다
.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
.
오느라 수고했어
.
잘 먹고 잘 있다 가길 바란다!
두꺼비 집을 봤다
.
두꺼비집 안에 두꺼비가 있었다
.
신기해서 가까이 가니까 안쪽으로 숨어버렸다
.
두꺼비집을
처음 봤는데 정말 두꺼비집처럼 생겼었다.
어릴 때 모래밭에서 손을 넣고 놀던 그 모양처럼!
손을 모래로 덮는다
.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다오- 노래를 부르며
토닥토닥
한 다음 손을 빼면 두꺼비집이 만들어진다.
두꺼비는 자기 집을 어떻게 만드려나.
근데 왜 두꺼비한테
헌 집 주면서 새집 달라고...
?
아 그리고 또 왜 누전차단기를 두꺼비집이라고 부를까?
아직 깜깜한 이른 아침
.
달, 별, 나
정신은 번쩍, 별들은 반짝
춥다
.
keyword
별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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