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돌강아지
Dec 22. 2021
지붕 위 고엽이
저녁에 시든 배추 잎을 버리려고 마당에 나갔다.
텃밭에 배추 잎을 던지고 돌아서는데
고엽이가 지붕 위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날도 어두운데 지붕에서 그렇게 쳐다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
고양이
귀신같았다.
고엽이가 계속 지붕에 있길래
놀린다고 허리를 숙여서 숨었더니 고엽이가 갑자기 사라진 나를 궁금해했다.
처음에는 귀만 보였는데 귀에서도 물음표가 느껴졌다
.
나중에는 고개까지 내밀고 나를
찾는 게 우스웠다
.
내가 허리를 펴고 다시 얼굴을 보이니까
눈을 얇게 뜨며 늘
하던 대로 다시 나를 무시했다
.
전에 살던 집에서 알고 지내던 검은콩은
나랑 친하게 지냈는데 눈은 맨날 노려봤다
.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다가
내가 검은콩보다 키가 많이 크니까
항상
올려다봐서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다
.
그래서 한 번은 바닥에 엎드려서 검은콩을 바라봤는데
검은콩 눈이 동그랗고 예쁘게 변했다
.
빛 때문인지, 어리둥절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처음으로 검은콩의 동그란 눈을 본 날이었다
.
빨래를 털다가 옷 지퍼에 손등을 맞았다.
지퍼에 맞으면 너무 아프다.
너무너무 아프다
.
keyword
고양이
그림일기
일기
돌강아지
'노지월동' 매해 겨울을 나고 봄이면 다시 꽃이 피는 다년생의 그림일기
구독자
17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비가 온다 잠이 온다
샛별을 꿈꾸는 개밥바라기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